송유관 지나 공급 차질 우려
중동 시위확산도 ‘불안요소’
일부선 “비관론 섣부르다”
중동 시위확산도 ‘불안요소’
일부선 “비관론 섣부르다”
이집트에 부는 민주화 바람에 국제 원유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이집트는 원유 수출국이 아니어서 수급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주요 송유관이 지나는데다 인근 산유국으로 민주화 운동이 파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집트 소요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28일 이후 국제 석유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요 유종들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3월 인도분 선물)는 전날보다 배럴당 3.70달러 오른 89.34달러에, 북해산 브렌트유(3월 인도분 선물)는 2.03달러 오른 99.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두바이유도 0.11달러 올라 배럴당 93.44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이집트 민주화 시위에 따른 중동지역 공급 차질이 우려돼 유가가 상승했다”며 “전문가들은 이집트 민주화 시위가 인근 중동 국가로 확산해 공급 차질이 발생할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집트 사태에 따른 직접적인 공급차질은 섣부른 비관론이라는 지적이 많다. 우선 이집트 소유의 수에즈 운하와 수메드 송유관을 통해 유럽 쪽으로 석유를 공급하지만 여기서 얻는 경제적 효과가 커 시위대가 이를 막고 나설 이유가 없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나 리비아 등 산유국으로 민주화 운동이 확산하리라는 구체적 움직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석유공사 구자권 해외석유동향팀장은 “이집트 우려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 공급차질이 이뤄지지 않는 한 그런 우려만으로 (유가 강세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근 산유국으로 민주화 운동이 번진다면 사태가 심각하겠지만, 이는 정치적인 영역의 문제여서 유가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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