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소비자물가 동향
1월 상승률 4.1%…신선식품 30%나 뛰어
정부가 연초부터 전방위로 물가억제 대책을 펴왔지만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목표치를 넘어 4%대로 올라섰다. 국제 원자재값 상승과 농산물 작황 부진 등으로 최소한 3월까지는 4% 안팎의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2011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한해 전보다 4.1%나 올랐다. 지난해 10월 4.1%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1월 소비자물가는 전달에 견줘서도 0.9% 올라 두달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서민가계의 장바구니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신선식품 지수는 30.2%나 올랐다.
이상 한파와 폭설, 구제역 피해로 농산물 물가는 한해 전보다 24.4% 상승해, 지난해 8월 12.3%를 기록한 이후 6개월째 두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다. 배추와 파는 각각 151.7%와 108.2%씩 급등했고 무(84.9%)와 배(44.4%), 사과(43.1%) 등도 오름폭이 컸다. 수입쇠고기(14.5%)와 돼지고기(11.7%) 등은 구제역 여파로 가격이 뛰었다.
1월 소비자물가의 두드러진 특징은 정부의 전방위 물가대책에도 가공식품과 석유제품, 개인서비스 품목 등 각 부문으로 물가 상승세가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공식품은 2.8% 올라 2009년 11월(2.9%) 이후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고, 석유류의 경우에도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10.9%나 올랐다. 또 외식비와, 단체여행비, 학원비 등 개인서비스 요금도 상승세를 탔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역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올라 2009년 10월(2.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애초 1월 물가상승률을 3.8% 정도로 추정했지만 공급부문의 물가 충격이 예상보다 컸다”며 “1분기에는 4% 내외의 다소 높은 수준이 지속되다가 기후 여건이 개선될 2분기 이후에는 3% 중반대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연간 3% 수준에서 물가를 안정시키겠다고 했던 정부 목표치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설 연휴 이후에도 물가불안 요인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날 “구제역 피해로 돼지고기 값은 상당 기간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고 고등어와 갈치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어획량 감소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축수산물뿐 아니라 본격적 이사철을 앞두고 전·월셋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집트 사태로 국제유가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여 앞으로 물가 여건은 더 악화될 소지가 크다.
황보연 기자, 김현대 선임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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