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
금융위원장, 파벌다툼에 ‘경고’
“당국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라.”
김석동(사진) 금융위원장이 1일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둘러싼 내부 파벌경쟁에 대해 강도 높게 경고하고 나섰다. 후계구도 다툼으로 지난해 불명예 퇴진한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이 각각의 후보를 내세워 ‘대리전’을 펴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태가 발생한 지 5개월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내부 파벌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것은 개탄할 만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라 전 회장은 류시열 신한지주 직무대행과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을 밀고 있는 반면, 신 전 사장은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장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신한금융은 조흥은행과 엘지카드 인수 과정 등에서 많은 정부 지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내부 인사들이 마치 자기 제국처럼 싸움을 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은행 지배구조 잘못으로 국민에게 걱정을 끼친 데 대해 그 당시 즉시 사죄하고 바로 차기 회장을 뽑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경영진 선출이 늦어질 경우 당국의 대응방안을 묻는 질문에 “불안하다면 당국이 들어가서 봐야 한다”며 “은행이 국민 재산을 보호할 자격을 갖고 있는지 살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다만 그는 후임 회장 인선에 대해선 “당국은 누가 회장이 되든지 상관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외부의 관여 없이 스스로 회장을 뽑을 수 있도록 보호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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