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못따라간 가전전시회 ‘세빗’ 인기 시들
디트로이트 모터쇼 지고 ‘오토 차이나’ 떠올라
유럽서 각광…‘인터솔라 뮌헨’ 참여열기 높아
디트로이트 모터쇼 지고 ‘오토 차이나’ 떠올라
유럽서 각광…‘인터솔라 뮌헨’ 참여열기 높아
오는 1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정보통신기기·서비스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V) 2011’를 앞두고, 국내외 정보통신업체들의 기선잡기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무엇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 덕에 이번 전시회의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엘지(LG)전자는 2년 만에 정식 부스를 갖추고 새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기기와 관련해,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소비자가전전시회(CES)가 2011년 신제품과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에피타이저’였다면, 모바일월드콩그레스는 ‘메인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기회다.
미국 시이에스와 모바일월드콩그레스의 잇단 흥행은 세계 정보기술(IT) 관련 전시회산업의 판도를 흔들리고 있다. 특히 해마다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정보통신산업박람회(CeBIT)’의 기세가 예전 같지 않다. 한때 세계 최대 정보통신전시회로 이름을 날렸고, 미국 시이에스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IFA)와 더불어 세계 3대 가전전시회로 손꼽혔으나 어느새 세빗은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기 시작했다. 가전전시회가 전통적인 가전제품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다양한 정보통신기기와 관련 서비스의 격전장으로 자리 잡아간 것과 달리,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해 세빗과 시이에스에 참가했던 한 중소기업의 대표는 “기존에 보여줬던 미래의 모습이 큰 물길을 바꾸는 시기라면 전시회의 성격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빗도 이런 상황을 감지하고, 지난해부터는 전시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나 이미 소비자와 업계의 관심이 멀어져, 결국 10여년 만에 참가 업체 수가 반토막 났다.
자동차 전시회에선‘거점 지역’에 따른 흥망성쇠가 뚜렷하다. 세계 5대 모터쇼로 꼽히던 ‘북미 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는 미국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경영위기를 맞은 뒤부터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 일본의 닛산은 올해까지 3년째 북미 국제오토쇼 참가를 포기하기도 했다. 일본 도쿄에서 2년마다 열리는 도쿄 모터쇼의 위상도 마찬가지다. 일본 업체를 제외한 유럽의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잇따라 불참하면서‘국내용 행사’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진단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1~2년 사이 주요 국제 전시회의 부침을 보면, ‘전시회는 시장을 따른다’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 최대 모터쇼는 어디에서 열릴까? 정답은 중국이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번갈아 열리는 ‘오토차이나’는 아직 질적인 면에서는 최고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일단 그 규모면에서는 이미 세계 최대를 자랑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으로 떠오른 현실을 반영한 결과이다.
국내 기업들이 앞다투어 신수종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태양광 관련 전시회도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수요가 집중된 유럽에서 열리는 전시회의 참가 열기가 높다. 독일에서 6월에 열리는 친환경 기술·태양광 전시회인 ‘인터솔라(INTERSOLAR) 뮌헨’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업체로는 지난해 이 전시회에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현대중공업, 미리넷솔라 등이 참여하기도 했다.
이정연기자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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