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원장 “2분기에 발표”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2분기(4~6월) 중에 대형 유통업체들이 ‘영업비밀’로 여겨온 판매수수료를 공개하도록 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공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김동수(사진) 공정위원장은 9일 서울 여의도 부근 음식점에서 대형 유통업체 9곳의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의 판매수수료를 공개해 수수료 (인하) 경쟁을 유도할 것”이라며 “업태별·상품군별 수수료 수준을 올해 2분기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판매수수료 공개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향후에 정례화할 계획”이라며 “중소 납품·입점업체들이 대형 유통업체의 판매수수료가 높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공정위가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추진과 관련해 대기업의 협조를 요청하고자 마련한 자리로, 이철우 롯데백화점 사장과 박건현 신세계 사장, 하병호 현대백화점 사장,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판매수수료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중소 납품업체한테서 판매액 대비 일정액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유통업계에서는 갑의 위치에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일방적으로 판매수수료를 정하는 일이 수두룩해 중소 납품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 판매수수료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수수료 인하 경쟁이 이루어지기도 어려운 구조였다. 공정위가 한국유통학회에 의뢰해 조사한 2009년 업태별 평균 판매수수료율을 보면, 백화점 3사가 26.6%, 대형마트 3사가 24.3%, 티브이(TV)홈쇼핑 5사가 32.5%에 이른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들은 이런 공정위 방침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일부 참석자들은 “판매수수료 공개가 오히려 인상 효과를 내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4월 유통업체 서면 실태조사를 벌이면서 판매수수료 관련 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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