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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요금인하 압박에 정유·통신사 “요금인하 여력 없는데…”

등록 2011-02-09 20:24수정 2011-02-10 08:41

휘발유값 ℓ당 1900원 넘어 서울 지역 평균 휘발유값이 2년6개월여 만에 ℓ당 1900원대를 넘어서는 등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값이 싼 셀프주유소가 붐비고 있다.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한 셀프주유소에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이 늘어서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휘발유값 ℓ당 1900원 넘어 서울 지역 평균 휘발유값이 2년6개월여 만에 ℓ당 1900원대를 넘어서는 등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값이 싼 셀프주유소가 붐비고 있다.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한 셀프주유소에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이 늘어서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소비자단체 “수천억원 이익보면서…”
“기름값 비싼 게 세금이 아니라 정유사 폭리 때문이라는 것인데, 잘못된 주장이지만 정부를 상대로 반박자료를 낼 수도 없고…. 답답하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기름값과 통신요금 인하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발언을 한 뒤 정유업계 한 관계자가 내놓은 반응이다. 정부의 주장과 논리에 불만이 많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가격 인하 여력을 업계가 숨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유업계는 우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세전 휘발유값 평균이 100이라면 우리나라는 113.2로 비싼 편”이라는 윤 장관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부터 내놓았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의 일반휘발유와 우리나라 고급휘발유를 비교하면 (윤 장관이 언급한) 그 수치가 나온다”며 “그러나 보통휘발유끼리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100일 때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은 101로, 우리가 싼 편”이라고 말했다.

기름값 인하 여력과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휘발유 1ℓ당 유통비용과 마진이 80~100원 정도인데 외국인 주주 등의 반발을 감수하고 이를 포기한다고 해도 원유값이 오름세인 현 상황에서는 얼마나 소비자들이 기름값이 내렸다고 느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정유사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정유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3%대에 불과한데 누가 폭리를 취한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들도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에스케이텔레콤(SKT) 관계자는 “사업자들이 고객유치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요금인하 경쟁을 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정부가 개입해 일률적으로 요금을 내리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엘지유플러스(LGU+) 관계자는 “최근 가계통신비 증가는 비싼 스마트폰 탓이 크다”며 “정부가 핵심을 잘못 짚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티 쪽도 “인하 여력이 없는데 자꾸 내리라고 해 곤혹스럽다”며 “정부에서 진행되는 상황을 보며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단체들의 주장은 다르다. 소비자시민모임이 2010년 국제 휘발유값과 국내 정유사들의 출고가격을 비교한 결과를 보면, 정유사들의 출고가격이 ℓ당 평균 38원이 더 인상됐다. 또 2, 3, 4, 9, 10, 12월에 국제 휘발유값의 인상폭보다 주유소 판매가격 인상폭이 더 큰 것으로, 5, 7, 8월에는 국제 휘발유값 인하폭보다 주유소 판매가격의 인하폭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케이(SK)에너지는 지난해 정유부문에서 9800억원, 지에스(GS)칼텍스가 4300억원, 에쓰(S)-오일이 4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소비자단체 쪽에서는 이동통신 업체들도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지난해 실적으로 볼 때 요금인하 여력을 갖췄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당기 순이익이 1조4110억원으로 2009년에 견줘 9.5% 증가했고, 케이티는 1조1719억원으로 93% 늘었다. 엘지유플러스도 5700억원으로 23.3% 증가했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이익 가운데 1조4000여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하기로 했다.

이순혁 김재섭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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