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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조달·대출 금리차 0.5%p…‘손해없다’ 장담못해

등록 2011-02-11 20:00수정 2011-02-12 03:30

수출입은행 순이자마진 추이
수출입은행 순이자마진 추이
수출입은행 마진 절반 못미쳐
대주단 구성 땐 부담 더 커져
초장기대출 신용위기 변수도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공사 수주의 조건으로 100억달러를 대출해주기로 한 정부와 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역마진 우려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역마진 우려가 없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이드라인이다. 오이시디 가이드라인이란 국제무역에서 공정경쟁을 해치는 정부 수출보조금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오이시디 회원국간의 협정(Gentleman’s Agreement)’을 말한다. 이 가이드라인 기준을 밑도는 금리로 대출해줘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의 한달치 평균을 기준으로 삼는다. 여기에 기본으로 1%포인트(원전처럼 공사기간이 길 경우 1.3%포인트)를 더하고, 최종적으로 돈을 빌리는 주체의 신용등급에 따른 대외위험수수료를 붙여 가이드라인을 정한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지난 10일 “현재 오이시디 권고에 따라 수출 금융을 지원할 때 5.4% 이하로 대출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고 말한 것은 이런 계산에 따라 나온 것이다. 5.4%는 10일 현재 미 국채 10년물 금리 3.29%에 210bp(1bp=0.01%포인트)의 가산금리(스프레드)가 붙은 것이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 쪽은 현재 국제 금융시장에서 유통되는 자국 국채의 가산금리가 100bp 수준임을 들어, 오이시디 가이드라인 적용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 우리나라 국책은행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얼마에 달러를 빌릴 수 있을까? 수은은 지난해 10월 10년만기 채권 10억달러를 4%에 발행했다. 이는 당시 미 국채 10년물에 160bp의 가산금리가 붙은 것이다. 지난해 6월 발행한 채권은 가산금리가 198bp나 붙었다. 정확한 대출금리는 아랍에미리트 쪽과 협상을 해봐야 결정되겠지만, 아랍에미리트 쪽이 오이시디 가이드라인을 받아들이더라도 수은으로서는 조달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가 최대 50bp(210-160=50)밖에 나지 않는다. 이는 지난 10년간 수출입은행의 평균 순이자마진(NIM,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금융기관의 수익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120bp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시중은행들의 예대마진은 평균 200~300bp에 이른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보통 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8%를 맞추기 위해 자본금을 쌓는 데만 50bp의 비용이 들어간다”며 “수은이 역마진이 나지 않을 거라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수은 단독으로 원전 프로젝트 대출자금을 조달하는 게 아니라, 국내외 금융회사들로 대주단(신디케이트)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조달비용이 더 높아질 공산이 크다. 더구나 이번 원전 대출은 28년이라는 초장기 대출이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가 3번의 크고 작은 신용위기를 겪은 것으로 미뤄 볼 때, 앞으로 28년 동안 한번도 신용위기를 겪지 않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신용위기를 겪게 되면 수은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장기채권을 발행하기 어렵고, 하더라도 가산금리가 크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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