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천 구제역특위원장
농식품부 진단과 어긋나
한나라당 구제역대책특위 위원장인 정운천 최고위원이 3월이면 구제역이 종식될 것이라는 섣부른 공언을 해서 ‘안이한 인식’이란 비난을 사고 있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구제역 자문회의에서 구제역의 지속적 확산 여부는 사실상 올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알 수 있다는 견해를 드러내, 당정협의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도 의문시되는 상황이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한국방송 제1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이번 백신 접종 효과에 대한 질문을 받자 “2월 말쯤 2차 접종이 끝나고, 1차 항체가 완성이 되면 아마 3월부터는 완전 소강상태로 구제역이 종식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하지만 같은 날 유 장관이 주재한 ‘구제역 방역체계 개선 및 축산업 선진화 태스크포스’ 자문회의에서 오간 얘기는 전혀 다르다. 유 장관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구제역 3차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는 올 연말께가 되어야 구제역의 추가 확산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 장관은 “앞으로 2~3년은 더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추정하는 게 현실에 가깝다”며 “올해 가을 3차 접종 뒤 내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궁극적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에게 상황 설명을 부탁받았던 박봉균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도 “구제역 임상축이 안 생기는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려면 적어도 1년을 지나봐야 하고, 그 상황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장관 출신으로 여당의 구제역 대책 사령탑을 맡은 정 최고위원은 소·돼지 매몰지 침출수 문제에 대해서도 땅의 ‘자연 정화’ 능력을 강조해 논란을 빚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땅속의 자연 정화 능력이 굉장히 탁월해서 언론에서 우려하는 것만큼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며 “12월~1월에 매몰한 것은 3~4월이면 안정되는 기간으로 가고, 문제가 있는 것은 다시 보강을 하면 크게 국민들이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이 정 최고위원을 겨냥해 “근거 없는 낙관을 부추기고 있다”고 논평하는 등 여당에 대한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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