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매각 ‘또 불발되나’ 우려 커져

채권단 ‘2개월 더’ 계약일 연장
엔텍합에 대금 일괄납부 요구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이 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16일 대우일렉 채권단의 말을 종합하면, 채권단은 대우일렉 우선협상대상자인 이란계 다국적 기업 엔텍합그룹과 매매 계약 종결일(인수대금 지급일)을 오는 4월7일까지 2개월 연장해주기로 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채권단은 캠코(48%), 외환은행(6.6%), 신한은행(5.8%), 우리은행(4.8%), 서울보증보험(2.3%) 등이다.

그러나 엔텍합이 채권단에 요청한 대우일렉트로닉스의 한도성 여신 상환 시한 6개월 연장 안건은 채권단회의에서 부결됐다. 채권단은 엔텍합에 한도성 여신도 계약 종결일인 4월7일까지 모두 갚으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엔텍합은 한도성 여신 상환 계획을 담은 투자확약서(LOC)를 추가로 채권단에 제출해야 하며, 한도성 여신을 포함한 남은 인수 대금 4715억원도 4월7일까지 지급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이 불발로 그칠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채권단은 지난해 4월 엔텍합을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같은해 11월 본계약을 맺었지만 엔텍합이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지난해 12월7일까지 제출하기로 한 투자확약서(LOC)를 내지 못하자 2월7일까지 두 달 연장해준 바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옛 대우전자 시절인 1999년 8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 구조조정을 해왔으며 그동안 세 차례나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에 엔텍합과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협상을 중단하더라도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엔텍합이 인수 대금을 지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