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물량 부족…이사철마다 반복될 듯
전세난이 서울 강남과 목동 등 처음 진앙지에서는 한풀 꺾였으나 서울 강북과 경기도 용인 등 외곽 지역에서는 여전히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개학이 가까워지면서 서울 강남 전셋값이 진정 국면에 들어간 만큼 봄 이사철이 끝나는 4월께는 나머지 지역도 전세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전세난은 근본적으로 실수요자들이 필요로 하는 소형주택의 부족으로 빚어진 만큼 이사철이 돌아오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전셋값 폭등을 이끌었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송파구 잠실동 등 인기 지역의 전세 수요는 설 연휴를 고비로 잠잠해졌다. 학군을 이유로 한 이사가 거의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실제 재건축을 추진하는 대치동 청실2차 115.7㎡형은 지난달 평균 전셋값이 2억3000만원에 이르렀지만, 최근에는 2억1500만원까지 내려오는 등 전셋값이 수그러들고 있다. 목동과 잠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서울 강북과 경기도 일대는 전세난으로 여전히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서울 성북구 돈암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전세 물량이 없는데 79㎡ 등 소형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많아 거래가 안 된다”며 “4500가구짜리 대단지에서도 물건이 하나도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에 인접한 경기도 용인과 의정부 지역 등도 아파트 전셋값이 설 이후 급등하고 있다. 서울시내에서 밀려난 세입자들이 이들 지역으로 밀려들면서 전세난 여파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런 전세난은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집을 사는 대신에 전세를 택하려는 수요가 꾸준한데다 올해 수도권 입주 물량 자체도 지난해보다 줄어들 상황이라서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연구소장은 “4월 이후 전세 시세가 떨어지더라도 7~8월 다시 전세난이 올 수 있다”며 “이번 전세난은 소형주택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 이사철마다 반복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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