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선도 무너져 연중 최저치
“한국 경제 유가에 매우 취약”
“한국 경제 유가에 매우 취약”
아프리카 최대 원유 매장국인 리비아 사태 악화로 ‘3차 석유파동’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24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1.75(-0.60%) 내린 1949.88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182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사흘 연속 팔자에 나섰다. 개인도 135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역사적으로 외국인들은 유가 급등 국면에서 한국 주식을 내던지는 모습을 보였다. 유가 상승이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며, 물가를 인상하는 부정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메릴린치가 유가 급등에 따라 나라별 경상수지 축소 규모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한국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난해 원유 도입단가가 78.7달러(두바이유)임을 고려할 때 배럴당 100달러 수준은 유가가 약 30% 오르는 것으로, 이 경우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0.84%, 경상수지 흑자는 약 80억달러 축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자료에서 한국의 경우 연료 가격이 10% 상승하면 물가는 0.9%포인트 오른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유가 급등이 장기화할 경우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증시가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는 중동 민주화 바람이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이란 등 주요 산유국들로 번지면서 3차 석유파동이 올 가능성이다. 사우디와 바레인의 국가 신용부도위험(CDS) 프리미엄이 최근 급등하고 있는 것은 이런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23일 두바이유가 배럴당 104.33달러(+0.59)를 기록했고, 서부텍사스유 역시 장중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원유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중동 민주화 열기가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확산되지 않을 경우 유가가 3월을 정점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주가의 상승속도에 비해 유가의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이었는데, 최근 주가 하락과 유가 상승으로 그 차이가 상당 부분 메워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신용등급 하향, 중국 긴축정책, 남유럽 채권만기, 국내 피에프(PF) 대출 문제,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 등 악재가 1분기에 동시다발로 터지고 있다”며 “이는 오히려 2분기 이후의 전망을 밝게 하는 것이며, 성장 및 가치주에 대한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