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마이크 앞)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턱 고인 이)이 28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저축은행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하도급법 위반↑·거래 서면계약↓·현금성 결제↓
조사결과 발표 미루다 슬그머니 누리집에 공개
조사결과 발표 미루다 슬그머니 누리집에 공개
2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누리집에 공개한 ‘2010년도 하도급거래 서면 실태조사 결과’ 자료를 보면, 2009년에 중소기업과 하도급거래를 한 원청업체 3580곳 가운데 1682곳이 하도급법을 위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법위반 혐의 업체 비율은 47.0%로, 2008년 42.9%와 2007년 43.9%보다 각각 4.1%포인트, 3.1%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공정위가 원청업체 5000곳과 하청업체 9만5000곳을 상대로 2009년 하반기 중에 있었던 하도급거래 내역 등을 서면으로 파악한 결과다.
하도급거래 계약을 서면으로 맺은 비율도 전체의 78.3%로, 한해 전인 2008년의 83.1%에 견줘 4.8%포인트 줄어들었다. 서면이 아닌 구두로 계약을 맺게 될 경우엔 원청업체가 일방적으로 계약 내용을 변경해도 하도급업체들이 대응할 방법이 없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하도급대금을 현금과 기업구매카드 등 현금성으로 결제한 원청업체의 비율이 92.9%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1~2006년에 70~80%대에 그쳤던 것에 견주면 개선된 모양새지만, 2007년(95.3%), 2008년(93.2%)과 비교해서는 줄어들었다. 반면에 어음결제비율은 5.5%로 2008년 5%보다 0.5%포인트가 더 늘어났다. 특히 하도급대금을 어음으로 지급한 업체 가운데 만기일 60일을 초과한 장기어음지급 업체 비율은 24.9%로 전년의 19.9%보다 5%포인트나 증가했다.
아울러 하도급업체와의 협력관계 증진을 위해 기술과 자금 등을 지원하는 원청업체의 비율도 2008년에는 49.2%였지만 2009년에는 48.2%로 1%포인트 감소했다.
전반적인 하도급 거래상황에 대한 개선 정도를 조사한 점수도 72.5점으로 한해 전인 2008년의 73.1점에 비해 0.6점 하락했다. 원재료값 인상을 이유로 하도급업체의 대금 인상 요청에 대해 원청업체가 전부 반영해준 경우는 30.7%에 그쳤고, 11.1%는 전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해마다 상반기에 하도급거래 서면 실태조사를 벌인 뒤 7~8월쯤에 보도자료를 내어 조사 결과를 발표해왔다. 공정위는 지난해에도 5월부터 서면 실태조사를 시작했지만, 예년과 달리 조사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고 지난 23일에야 누리집에 관련 자료를 슬그머니 올려놨다.
김성하 공정위 기업협력국장은 “지난해 동반성장 대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담당자들의 업무가 많아져 실태조사 분석이 좀 늦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하도급 관련 비율 변화
김성하 공정위 기업협력국장은 “지난해 동반성장 대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담당자들의 업무가 많아져 실태조사 분석이 좀 늦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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