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4일 오후 일본 지진 피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쓰고 있다. 왼쪽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국내금융시장 ‘롤러코스터’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산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산
14일 국내 금융시장은 일본에서 나오는 뉴스에 따라 하루 종일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주식시장에선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기업의 주가를 중심으로 코스피지수가 크게 올랐고, 불안심리를 떨치지 못한 코스닥은 폭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세계 금융시장의 큰 흐름인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국내에서도 관철되는 양상이었다.
코스피지수는 일본의 여진과 원전 추가 폭발 소식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오전 장중 한때 1928까지 밀려나기도 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전날보다 15.69(0.80%) 오른 1971.23으로 장을 마쳤다. 반면 대외변수에 따른 불안 심리에 쉽게 영향을 받는 코스닥지수는 폭락했다. 전날보다 15.57(-3.00%) 내린 502.98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136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엿새 만에 팔자 행진을 멈췄다. 업종별로는 정유·화학, 대형정보기술(IT), 철강금속, 건설기계 등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반면 피해가 우려되는 원전 관련산업, 손해보험, 운송 업종은 약세였다.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거래대금은 9조4645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5.50원 오른 1129.7원에 거래를 마쳐 사흘째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후쿠시마 3호기 폭발 소식 등으로 급등하며 한때 1135.3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아시아 증시 약세는 외국인 주식자금 이탈 가능성을 높이며 환율 급등을 이끌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지난주 말보다 18.74원 상승한 1374.67원, 원-유로 환율은 19.46원 오른 1573.67원, 원-위안 환율은 0.82원 상승한 171.84원을 기록했다. 엔화 자금의 본국 환류로 엔화는 강세를 보이다 일본 중앙은행이 긴급 유동성 자금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일본의 대지진 여파에 따른 경기둔화 가능성을 반영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63%로 전날보다 0.06%포인트(-1.63%) 내렸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향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감안하면 정책금리에 민감한 단기금리보다는 경기둔화 기대에 영향을 받는 중장기 채권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재성 정혁준 기자 s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