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은행 구조개편, 덩치보다 효율이 중요”
김석동(사진) 금융위원장이 이른바 ‘메가뱅크’ 문제와 관련해 한발 빼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23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은행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규모를 대형화하는 이른바 ‘메가뱅크’론에 대해 “나는 메가뱅크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덩치만 키우는 것은 누가 못하겠느냐. 금융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6일 자본시장법 시행 2주년을 맞아 “세계적 투자은행(IB)이 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자성을 금치 못한다”며 “(자본시장을) 시장 주도로 개편해서 혁명적 빅뱅을 만들어 보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이 발언은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과 어윤대 케이비(KB)금융지주 회장 등의 평소 지론인 ‘메가뱅크’론과 맞물리면서 큰 틀의 인수합병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았다. 이에 대해 금융시장에서는 인위적인 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문제와 관치의 그림자가 짙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의 재개를 위한 로드맵이 이달 중 나오겠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3월은 이미 다 지나갔기 때문에 이달 안에는 어렵다”며 “2분기 중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종합대책도 2분기 중 나올 것이라고 소개했다. 저축은행 부실문제에 대해서는 “통상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이 다시 문을 여는 데는 2년가량 걸지만 우리저축은행이 (영업정지) 2개월 만에 정상영업을 개시하는데 이는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저축은행은 이제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산은금융지주 회장의 연봉 인상 문제에 대해서는 “안되는 걸로 나오데”라며 말을 아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