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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철강값 인상시기 눈치보는 포스코

등록 2011-04-06 21:13

포스코의 분기별 제품가격 및 원료비 추이
포스코의 분기별 제품가격 및 원료비 추이
정부 물가압박에 밀려
가격인상 발표 ‘머뭇’
업계 “폭·시기가 문제”
‘올리긴 올려야겠는데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네.’

포스코가 고민에 빠졌다. 철광석 등 원료가격이 올라 제품가격을 인상해야 할 텐데,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과 기름값 인하 움직임 등에 가로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인 것이다. 제과업체들이 밀가루값 인상을 이유로 제품가격 인상을 발표한 다음날인 6일에도 포스코는 가격 인상 폭과 발표시기를 놓고 저울질만 거듭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마케팅부서에서 인상안을 다시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포스코는 이달 초 1t당 90만원인 열연강판 가격을 15만원 안팎 올리는 내용의 가격 인상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정유사들한테 기름값 인하를 압박하는 등 주변 여건은 좋지 않았다. 조선업계 등에서 “가격 인상은 안 된다”며 정부에 건의한 것도 부담이었다. 한장섭 한국조선협회 부회장은 “2009년 최악의 상황에서 저가 수주한 선박들이 올해 건조에 들어가기 때문에, 후판 가격 인상은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 초 지식경제부는 철강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설 전에는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포스코는 가격 인상을 미뤄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미룰 수만도 없는 처지다. 지난 1분기 중국으로 간 철광석 국제 가격은 전분기(1t당 159달러)에 견줘 14%가량(181달러) 올랐다. 오스트레일리아산 유연탄 가격은 홍수 여파로 1분기에 거의 갑절로 뛰었다. 철강제품의 원료비 비중은 70%에 이른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제품가격을 동결시킨 부담은 고스란히 영업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1분기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0% 이상 줄어든 1조원 안팎에 머무를 전망이다. 원가절감과 대리점 할인 폭 축소 등을 통해 버티곤 있지만 어느덧 한계에 이르렀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다른 업체들도 포스코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스코 제품가격이 시장에선 ‘기준선’이 되는 까닭이다.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포스코 발표만 기다리는 형편”이라며 “열연강판의 경우엔 최저 12만원 이상은 올려야 수지 타산이 맞는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포스코의 가격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철강제품은 산업재라 당장 서민 물가와 직결되는 기름값이나 식료품과는 ‘온도 차’가 있는 탓이다.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등 소비재와는 달리, 소비자들이 가격 상승을 피부로 느끼기까지 시간과 폭에도 차이가 있다. 지경부 고위관계자도 “철강제품은 기름값과 달리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에 정부가 관여할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장 포스코의 가격 인상 소식이 나오더라도 유통시장이 들썩일 만한 분위기는 아니다. 중국 철강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조선용 후판 등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어서다. 전승훈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정부에 물가 안정에 신경썼다는 ‘성의 표시’를 하면서도 영업이익에 큰 타격을 주지 않는 정도로 절충해 13만원 수준의 인상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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