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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항공·여행업 ‘한숨’…자동차·전자 ‘아직은 느긋’

등록 2011-04-10 20:49

3월 중 주요 품목별 대일 수출 수입 현황
3월 중 주요 품목별 대일 수출 수입 현황
기간산업 피해 제한적 불구
재고소진 뒤 후폭풍 가능성
기존 공급망 구조 변화조짐
비용·위험 고려한 해법 과제
대지진 한달 국내산업 영향

일본 동북부 대지진이 일어난지 11일로 꼭 한달째를 맞는 가운데, 이번 대지진 사태가 국내 산업에 미친 구체적 파장 역시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항공과 여행업계가 가장 심작한 직격탄을 맞은 데 반해, 자동차와 전자, 조선, 철강 등 애초 피해 우려가 컸던 기간산업 분야는 다행히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비켜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본의 복구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는데다 전력공급 부족과 그에 따른 생산차질 등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마저 높은 탓에, 국내 산업에 미칠 본격적인 ‘후폭풍’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항공·여행 직격탄…기간산업은 안도 코트라가 10일 발표한 ‘일본 대지진 발생 한 달’ 보고서를 보면, 대지진 발생 이후인 지난달 12~29일 사이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입 규모는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1.5%와 12.4% 늘어났다. 대지진이 일어난 일본 동북부 지역이 내수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추고 있을 뿐더러 피해를 입은 항구의 한일 교역 비중도 1.3%에 그친 탓이다.

업종별로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대표적인 피해 업종으로는 항공업계가 꼽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3월 평균 일본 노선 여객 탑승률은 지난해에 견줘 각각 13%포인트와 17%포인트씩 떨어졌다. 여행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올해 일본인 입국객이 지난해에 견줘 최고 30%, 100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덩치가 큰 기간산업에 끼친 영향은 비교적 적었다. 자동차 업계에선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이 지난달 18~21일 이후에 공장별로 잔업과 주말특근을 중단한 상태다. 특히 르노삼성은 4월 한달 동안 20% 감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에 반해 일본 수입부품 비중이 1%를 밑도는 현대·기아차는 이렇다할 타격을 입지 않았다.

일찌감치 부품 구입처를 다변화한데다 재고가 충분한 전자업계도 느긋한 편이다. 일본으로부터 연간 200만t의 후판을 들여오는 조선업계 역시 포스코가 생산물량을 늘린 덕을 보고 있다. 이밖에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일부 철강업체들이 일본 관동지방에서 철 스크랩 등을 수입하고 있지만, 재고가 풍부해 생산 차질과 같은 위기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정유업계와 식품업계는 ‘조용히’ 웃은 업종들이다. 지진 발생 이후 석유제품 수출 증가율은 300%를 웃돌았다. 일본 내 정유시설 파괴로 자체 석유제품 공급이 크게 부족해진 데 따른 반사이익을 누린 탓이다. 식품업계도 즉석 조리가 가능한 식품과 생수를 중심으로 대일 수출량이 2~3배 가량 늘었다.

■ 재고 소진 이후 상황에 촉각…리스크 요인 잠복 그럼에도 아직 긴장을 풀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진 사태의 여파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경우 업종에 따라 부품·소재 조달에 차질을 빚어 기간산업 역시 후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수는 전력공급 사정 등 일본의 피해복구 속도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원전 피해 등으로 도쿄전력이 관할하는 수도권 여름철 전력공급이 최대수요(6000만㎾)에 견줘 1500만㎾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국내 일부 제조업의 경우 일본에 대한 부품소재 의존도가 높아 생산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자동차와 전자 등 제조업체들은 사태 장기화 여부에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현대·기아차의 부품업체들이 일본에서 핵심 소재를 수입해오고 있지만 그 현황은 원청업체 차원에서 제대로 파악이 안된다”며 “재고물량이 소진된 이후에 어떤 문제가 벌어질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반도체 등에서는 보통 한달 반에서 두달 정도의 재고 물량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의 상황은 선뜻 장당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번 지진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차원의 공급망 사슬구조가 크게 변화할 조짐을 보이는 등, 새로운 ‘리스크’ 요인이 등장한 것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글로벌 공급망 재구축이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며, “해법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전략적 재고 보유나 부품의 분산 생산 등은 비용증가라는 또다른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고 전망했다.

황보연 기자 산업팀 종합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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