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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계열사 몰아주기 ‘보안대란’ 불렀다

등록 2011-04-13 20:16수정 2011-04-15 15:53

현대캐피탈 금융망, 왜 쉽게 뚫렸나
보안관리 능력 검증안된
현대오토에버에 일감 줘
정몽구·정의선 30% 지분
대기업의 무리한 계열사 밀어주기가 현대캐피탈 금융정보 유출 사태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리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계열사한테 전산시스템 운영과 보안 관리를 맡기다 보니 고객들의 정보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이다.

13일 현대캐피탈과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캐피탈은 전산시스템 구축과 운영, 24시간 보안 관제 등을 그룹 계열사인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현대오토에버에 맡기고 있다. 현대캐피탈 쪽은 “현대오토에버가 서버에 대한 물리적인 관리와 24시간 보안관제, 모의해킹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오토에버의 보안 관리 능력은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가 그룹 계열사 서버의 보안 관리에 투입하는 인력은 전체 직원 1500여명 가운데 30명 안팎이다. 본격적인 보안 관리 업무를 시작한 것도 오래되지 않는다. 회사는 2000년에 설립됐지만 사업 목적에 ‘정보보안 컨설팅’을 추가한 것은 2009년이다. 이 때문에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캐피탈 보안시스템 관리 업무의 상당량을 안철수연구소 등 보안업체에 재하청을 주고 관리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에서는 하청업체 직원 4~5명이 보안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도 인력으로 보안시스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번 사건의 내부 사정에 밝은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현대캐피탈→현대오토에버→보안업체 하청을 주는 식으로 보안관제가 이뤄진 걸로 안다”며 “이쪽에선 ‘현대오토에버와 관련 보안업체 이름이 거론되면 안 된다’는 함구령이 내려진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오토에버의 금융 쪽 수주물량은 많지 않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에도 서버 관리 등 기술 지원만 해줬을 뿐 (로그파일 암호화 등의) 보안 업무에는 제대로 관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시스템통합(SI) 업체 관계자는 “금융회사 전산시스템을 깔면 그에 걸맞은 보안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금융 쪽 경험이 적은 현대오토에버에 아웃소싱을 준 게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현대캐피탈 쪽은 이에 대해 “서버 구축과 관리를 현대오토에버에서 맡았던 건 맞다”며 “그러나 우리는 서버가 아닌 보안솔루션에서 문제가 생겨 로그파일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30%의 지분을 갖고 있는 비상장 계열사로, 매출의 90% 이상이 계열사에 몰려 있는 등 그룹의 집중적인 지원으로 성장해왔다. 이 때문에 2001년 485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해엔 5631억원으로 급증했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총수 일가한테 편법으로 이익을 넘겨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황예랑 김재섭 정혁준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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