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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건설사 잇단 법정관리 직행…‘도덕적 해이’ 논란

등록 2011-04-13 20:33수정 2011-04-14 09:16

기업어음 발행 추이
기업어음 발행 추이
LIG 이어 삼부토건까지 워크아웃 논의도 안해
경영권 보전 가능하고 법정기간 단축돼 ‘선호’
금융당국, 신청철회 ‘압박’…채권단은 ‘재협상’
중견 건설사 삼부토건이 엘아이지(LIG)건설과 닮은꼴로 채권단에 알리지도 않고 법원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로 직행한데다 최근 한달 동안 기업어음(CP) 727억원어치를 집중적으로 발행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13일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이러한 법원 직행에 상당한 우려를 드러내면서 사실상 법정관리 신청 철회를 압박하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 삼부토건 기업회생절차 철회될까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장충동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다음주 월요일 법원의 (법정관리 개시)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좋은 답’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삼부토건이 부도 직전에 기업어음을 대량 발행한 것과 관련해 검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이런 행보는 법정관리 철회를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금융당국은 최근 건설사들이 은행 채권단과 제대로 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논의도 없이 법원 회생절차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기업 오너들의 ‘도덕적 해이’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삼부토건이 채권단으로부터 라마다르네상스호텔의 담보 제공을 요구받자, 이를 내놓지 않으려고 법정관리를 택한 것 같다”며 “법정관리가 기업 오너의 경영권을 보전해주는 데 관대하다는 인식이 있는데다, 법원은 법정관리 기업의 자회사 경영권 등은 잘 건드리지 않는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마다르네상스 호텔은 삼부토건이 95%의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다.

이런 선택에는 새로 도입된 법원의 패스트트랙 제도도 영향을 미쳤다. 법원은 수년에서 최대 10년까지 걸리던 법정관리 기간을 6개월∼1년으로 짧게하는 이 제도를 4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2006년 기존 관리인 유지 제도(DIP)가 도입돼 공금 횡령 등 중대한 위법이 없으면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점도 최근 기업들의 법원 직행을 늘렸다. 하지만 법정관리는 워크아웃과 달리 당장 은행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치는데다 금융채무만이 아닌 기업어음 등 일반 상거래 채무까지 동결돼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운다. 일단 채권단과 삼부토건은 법정관리 철회를 두고 재협상에 나섰다. 삼부토건 쪽은 “조건이 맞으면 법정관리 신청을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기업어음 시장 얼어붙나 엘아이지건설과 삼부토건은 부도 직전 기업어음을 집중적으로 발행했다. 삼부토건은 지난달 25일 60억원어치의 기업어음을 발행했고, 엘아이지건설은 법정관리 신청 열흘 전 42억원을 발행했다.

기업어음은 2008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발행주체(상장사 등), 만기(1년 이내), 최저액면금액(1억원), 신용등급(B이상) 등의 발행 요건이 모두 삭제되면서 단기자금 조달 수단으로 각광받아왔다. 2007년 말 55조원대이던 기업어음 발행잔액 규모는 올 2월 말에는 83조원대로 커진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어음은 원래 단기자금 조달용이지만, 문제가 된 기업들은 은행권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3∼6개월짜리 기업어음 돌려막기로 장기자금 수요에 대처한 것 같다”며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사정과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운데도 저금리 시대에 적절한 투자처를 못 찾다 보니 위험도를 너무 쉽게 간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안양수 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실장은 “삼부토건 때문에 기업어음 시장에 충격이 있을 것 같다”며 “기업어음 발행 수요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고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라 정혁준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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