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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SI계열사, 총수일가 배불렸다

등록 2011-04-14 21:12수정 2011-04-14 22:05

재벌기업의 정보기술(IT) 관련 계열사 현황
재벌기업의 정보기술(IT) 관련 계열사 현황
현대차·삼성 등 배당금
해마다 수십억원 가져가
SK는 씨앤씨 상장 ‘대박’
*SI : 시스템통합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재벌기업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얼마 전 정부가 대기업들이 물량을 몰아주는 식으로 자녀에게 변칙 상속하는 행위를 단속, 과세하겠다고 밝힌 터여서 재벌기업 시스템통합 회사들은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서버 관리를 맡고 있는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100% 현금배당을 실시해 당기순이익의 31.6%인 100억원을 주주들한테 현금으로 돌려줬다. 이 회사는 2009년에도 50억원의 현금배당과 50억원의 주식배당(100% 무상증자)을 실시한 바 있다. 가장 크게 이익을 본 주주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지분 10%)과 정의선 부회장(지분 20.1%)으로, 2년 동안 현금과 주식을 합쳐 60억원가량을 챙겨갔다. 이는 무상증자 이전의 회사 자본금 50억원보다도 많은 액수다. 현대오토에버의 한 직원은 “회사가 (계열사들을 위한) 경비절감의 도구로 이용되는 느낌”이라며 “직원들은 지난 몇년 동안 다른 계열사들처럼 보너스 잔치도 하지 못했다”고 푸념했다.

이처럼 계열사들이 비상장 정보기술(IT)회사를 밀어줘 총수 일가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워주는 것은 재벌기업들의 관행과도 같다. 삼성에스디에스(SDS)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5%에 해당하는 180억원을 현금 배당했다. 이 회사는 해마다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3남매한테 30억원가량의 현금을 안겨주고 있다. 에스케이(SK)그룹의 최태원 회장과 동생 최기원씨는 에스케이씨앤씨가 2009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면서 각각 9267억원과 2186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이런 회사는 초기 자본금이 적게 들기 때문에 총수 일가가 ‘본전’을 찾아가는 것도 금방이다. 2005년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정보기술인력을 모아 설립된 현대유엔아이(U&I)는 불과 2년만에 22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설립 자본금(22억원)을 배당금으로 바로 토해낸 셈이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67.1%)는 현정은 회장과 딸인 정지이 전무다. 태광그룹의 이호준 회장이 아들에게 티시스(옛 태광시스템즈) 지분을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넘긴 것처럼 편법 상속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많다.

피해는 고스란히 다른 계열사와 직원들한테 넘어간다. 최근 한 재벌기업에선 그룹의 주력 계열사와 시스템통합 계열사 사이에 한바탕 싸움이 벌어졌다. ‘을’의 관계에 있는 시스템통합 업체가 납품단가를 놓고 목청을 높인 탓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오너와 관련된 회사라 ‘갑’ 입장에서 단가나 품질 요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총수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세금 없는 상속을 하는 건 엄연히 공정거래법과 상법 위반”이라며 “정부가 관련 세법을 적극 활용해 부당이득을 얻은 총수 일가에게 하루빨리 세금을 매겨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예랑 김재섭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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