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주문분부터 적용
다른 철강사도 올릴듯
다른 철강사도 올릴듯
포스코가 열연·냉연·후판 등 철강제품 가격을 1t당 16만원씩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달부터 인상 폭과 시기를 두고 저울질하다가 ‘22일 주문분부터 올린 가격을 적용한다’고 19일 고객사에 안내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다른 철강사들도 업계 1위인 포스코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릴 전망이다.
포스코가 이날 주요 고객사와 협의에 들어간 가격 인상안은, 열연강판은 t당 90만원에서 106만원으로, 냉연강판은 102만원에서 118만원으로, 후판은 95만원에서 111만원으로 조정하는 내용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7월 제품가격을 t당 5만원~5만5000원씩 올린 이후로는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었다.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 기조와 한국조선협회 등 주요 고객사의 ‘인상 자제’ 요청을 의식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아홉달새 국제 철광석 가격이 1t당 125달러에서 182달러로 45% 이상 오르는 등 원료비 압박이 심해지자,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는 22일 예정된 1분기 실적발표에서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도는 등 저조한 성적표가 예상된다.
회사 쪽은 “최근 원료값과 국제 철강제품 가격 상승 등으로 (가격 인상) 소문이 퍼져있어 제때 가격을 조정하지 않으면, 일부 유통상이 판매를 늦추는 등 수급 및 가격왜곡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로써 자동차와 조선, 전자, 건설 등 연관 산업분야도 영업이익률 저하 등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업계에서는 애초 예상치(12~13만원)보다 인상폭이 더 커진 것을 염려하는 분위기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불황기에 저가로 수주했던 선박이 건조되는 시점이라 후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던 것”이라며, 철강 가격 인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자동차 업계도 차량 한 대당 사용하는 평균 1t의 냉연강판 가격 인상분을 흡수해야 한다. 당장은 6개월 이상 장기계약해둔 재고물량이 넉넉하지만, 몇달 뒤엔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게 될 가전·자동차 등 제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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