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의 인도 수입시장 점유율 현황 비교
수입액 10년새 5배 ‘쑥쑥’
점유율 2000년 일·중·한 순
2009년 중·한·일 순 뒤집혀
“전기기기·기계류·철강 등
주력제품 겹쳐 경쟁 치열”
점유율 2000년 일·중·한 순
2009년 중·한·일 순 뒤집혀
“전기기기·기계류·철강 등
주력제품 겹쳐 경쟁 치열”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가 벌이는 ‘인도 시장 혈투’의 열기가 갈수록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0년새 중국은 수출 규모를 대폭 늘려 다른 두 나라와의 격차를 벌려놨고, 한국은 가장 앞서나가던 일본을 제치며 중국 추격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인도는 세계 14위 수입국으로, 전세계 수입시장의 2%를 차지하고 있는 격전지다.
20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낸 ‘인도에서 펼쳐지는 한·중·일 삼국지’ 보고서를 보면, 인도의 연간 수입액 규모는 2000년 505억3000만달러에서 2009년엔 2883억7000만달러로 다섯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 10년 간 인도의 연평균 수입 증가율은 21.4%로, 같은 기간 전세계 평균치(7.33%)에 견줘 3배 이상 높다.
이처럼 인도 수입시장 규모가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한·중·일 3국의 인도 수출 비중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 2000년 8억9000만달러에 그쳤던 우리나라의 인도 수출액은 2009년엔 85억7000만달러로 불어났다. 주된 수출 품목은 자동차부품과 석유제품, 휴대전화, 철강, 조선 등이다. 같은 기간 일본의 인도 수출액은 18억4000만달러에서 67억3000만달러로 3.7배 커졌고 중국의 수출은 15억달러에서 308억2000만달러로 무려 20.5배나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과 중국, 한국 차례이던 인도의 수입 규모는 중국과 한국, 일본 차례로 바뀌었다. 인도 수입시장에서 중국과 한국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오른 반면, 일본의 점유율은 떨어진 상태다. 지난 2009년을 기준으로 중국이 점유율 10.7%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한국과 일본의 점유율은 각각 3.0%, 2.3%로 나타났다.
세 나라가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는 이유는 세 나라의 수출구조가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인도의 수입 상위 15개국을 상대로 경합도를 분석한 결과, 일본과 중국이 우리나라와 가장 유사한 수출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합도는 100에 가까울수록 두 나라 사이의 수출구조 유사성이 높음을 뜻하는데, 한-일은 51.9, 한-중은 40.8로 분석돼 한-싱가포르(32.6)와 한-미국(28.3) 등에 견줘 훨씬 높았다.
보고서는 이어 “전기기기 및 부분품, 기계류에서 중국의 공격적 시장 확장과 (자동차부품 등) 일본의 상위 제품군에서의 영향력이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핵심 품목 가운데 하나인 철강의 경우, 앞으로 일본의 대인도 합작투자가 활성화되고 중국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및 거대 철강그룹 등장이 현실로 나타나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선민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최근 거대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제조기반 진출을 늘리면서 신규 구매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인도시장의 글로벌 소싱 다변화에 맞춘 수출 확대 방안을 내놓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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