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부실과 전·현직 직원의 잇단 비리로 금융감독원이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4일 낮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 현관을 오가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인출대기표 하루평균 서너배…당국 “불안 누그러들길 바랄뿐”
‘저축은행 불신’의 덫에 걸린 제일저축은행이 임원 개인 비리에 대한 수사가 이뤄진 것만으로 ‘뱅크런’ 사태가 일어나자 금융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5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제일은 업계에서 자산구조나 정성평가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던 곳인데, 유동성 부족으로 문을 닫게 된다면 업계와 금융당국에 상당한 타격”이라고 말했다. 제일저축은행이 끝내 안정을 되찾지 못한다면, 이는 저축은행 전반과 금융당국에 대한 신뢰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무너졌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또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예금자들의 불안심리가 징검다리 연휴를 거치며 서서히 잦아들기를 기대할 뿐”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4일 제일저축은행 5개 지점 현장에 임직원을 파견해 예금자 설득에 나서는 등 진땀을 흘렸다. 그러나 이날 하루에만 1200억원가량의 예금이 빠져나가는 등 제일저축은행에서는 이틀 동안 1800억원에 육박하는 예금이 인출됐다. 계열사인 제일2저축은행에서도 이틀 동안 350억원이 빠져나갔다. 제일저축은행은 자체 유동성 말고도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추가로 8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정세라 김지훈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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