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수입·순익·초과이익
3가지 공유 모델이 뼈대
정운찬 “인센티브 검토중”
3가지 공유 모델이 뼈대
정운찬 “인센티브 검토중”
동반성장위원회가 추진하려는 ‘이익공유제’의 대략적인 밑그림이 나왔다. 국내외에서 시행중인 판매수입공유제, 순이익공유제, 목표초과이익공유제 등 3가지 모델이 주요 뼈대다.
동반성장위 산하 ‘창조적 동반성장 사업 연구 태스크포스(TF)팀’은 24일 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검토하고, 다음달 초 대·중소기업 관계자 등 10여명으로 구성된 실무위원회를 꾸려 본위원회에 상정할 안건을 결정짓기로 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익공유제 시행 기업들에 제공할 인센티브 모델도 검토중”이라며 “최대한 빨리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익공유제의 모델은 3가지다. 먼저 판매수입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회사인 롤스로이스가 도입한 ‘위험 및 판매수입 공유 파트너계약(RRSP)’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엔진 연구개발비를 협력사와 나눠 부담하는 대신, 투자비에 비례해 협력사들과 판매수입을 나누고 있다. 에어버스의 A350용 엔진 개발 프로젝트에도 12개 협력사가 참여해 판매수입의 40%가량을 챙겨갔다.
네덜란드·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등에서 시행중인 순이익공유제는 건설업에 적용될 만하다. 보통 건설업은 발주자가 공정을 기획·개발한 뒤 시공사업자와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이 모델은 사업기획 초기 단계부터 시공·도급 사업자를 참여시키는 방식이다. 참가 사업자들한테 비용을 먼저 보상해주고, 수입에서 비용을 뺀 순이익(이익과 손실)은 미리 합의된 비율에 따라 나눈다.
마지막으로 대기업과 협력사들이 연초 정한 목표이익치를 초과 달성하면 초과이익분을 나누는 모델이 있다. 미국의 크라이슬러나 캐리어가 품질, 원가 목표치를 넘어선 초과분을 협력사한테 보너스로 지급하는 ‘수익공유플랜(GSP)’이 목표초과이익공유제의 일종이다.
3가지 모델에서 협력사가 이익을 가져가는 몫은 위험 분담분과 비례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홍장표 부경대 교수는 “초기 단계인 만큼 위험과 이익이 적은 목표초과이익공유제에서 다음 단계로 확산시켜가는 전략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폴 밀그롬 스탠퍼드대 교수 등이 쓴 <경제학, 조직과 경영> 등 이익공유제라는 개념이 등장하는 주요 경제·경영학 교과서도 제시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이익공유제란 경제학 책에서도 배우지 못한 말”이라고 비판했던 데 대한 반박인 셈이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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