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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 사업…대부분 중소업체
대기업 진입뒤 비판 일자 최근 영업대상 줄여

등록 2011-05-29 20:09수정 2011-05-30 00:37

[아하 그렇구나] MRO
삼성그룹과 엘지(LG)그룹이 최근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사업 영업대상을 계열사와 1차 협력업체로만 한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기업이 중소유통업체들이 해온 구매사업까지 손을 댄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마지못해 한발 물러선 모양새입니다.

다소 낯선 용어인 ‘엠아르오’란, Maintenance(유지) Repair(보수) Operation(운영)이란 영어 단어의 앞글자를 따온 말입니다. 기업 활동에 필요한 모든 소모성 자재를 유지·보수·운영하는 사업이란 뜻이죠. 단 자동차용 강판과 같은 직접 원자재는 여기서 제외됩니다. 공구, 베어링 등 전기자재는 물론이고 복사용지, 문구류, 청소용품 등 소모성자재가 모두 엠아르오 사업 대상입니다. 직원이 수백명에 이르는 회사에서 평소 사용하는 필기구, 복사용지를 매일 사다 쓰려면 번거로우니, 업체에 구매대행을 맡기는 겁니다. 2001년 3조원대에 불과했던 엠아르오 시장 규모는 현재 연간 20조원을 웃돌 정도로 커졌습니다.

그런데 중소유통상인들이 해오던 이 구매대행 사업에 대기업들이 2000년부터 뛰어들기 시작합니다. 아예 전문회사를 차려서 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구매대행을 해주는 거죠. 삼성(아이마켓코리아), 엘지(서브원)뿐만 아니라 포스코(엔투비), 에스케이(엠알오코리아) 등 웬만한 대기업들이 엠아르오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계열사 물량을 한꺼번에 사면 구매단가도 낮아지고, 중소상인들이 일일이 영업망을 뚫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대기업 쪽에선 강조합니다.

하지만 중소상인들 쪽 주장은 다릅니다. 중간에 엠아르오 회사가 끼게 되면, 대기업에 직접 납품할 때보다 단가도 깎이고 3~7%의 수수료까지 떼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엠아르오 회사들이 계열사라는 간판을 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중간에서 이익을 가로채가고 있다고도 주장합니다. 여기에다가 대기업 엠아르오 회사들이 계열사를 넘어 최근 1~2차 협력업체와 정부 공공조달시장에까지 손을 뻗치자, 중소유통상인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습니다.

이에 참다못한 한국산업용재공구상협회와 한국베어링판매협회가 지난해 4월 대기업 엠아르오사 4곳을 상대로 사업조정 신청을 냈습니다.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보호해달라고 한 것입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자율조정을 다섯차례나 시도했지만, 양쪽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지난해 9월 중소기업청으로 사업조정이 이관됐고, 중소기업 쪽은 “향후 3년간 추가 고객은 대기업과 계열사에만 한정한다”는 등의 약속을 대기업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소상공인 업종별 29개 단체가 ‘엠아르오 비상대책위’를 꾸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면서, 대기업에 대한 비판 여론도 높아졌습니다.

결국 대기업들의 태도가 달라지긴 했지만, 아직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진 것은 아닙니다. 일부 대기업에선 정부 공공조달시장에 그대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사업조정에서 세부내용을 협의할 때 진통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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