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국외 여행자의 면세 한도를 종전 400달러에서 520달러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영선 관세청장은 지난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23년 동안 400달러로 묶여 있던 면세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조세연구원에서 연구하고 있다”며 “3가지 정도의 시나리오가 있는데 최소한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발효로 예상되는 명품의 평균 관세 인하 폭인 30% 이상을 올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런 방침대로라면 면세 한도가 520달러 이상으로 올라간다. 국외 여행자 면세 한도는 1979년 시행된 이후 사실상 한 차례만 조정됐다. 10만원 이하였던 한도가 1988년 30만원 이하로 상향 조정됐다. 1996년에 400달러 이하로 바뀌었지만, 한도액이 올라갔다기보다는 원화로 고시했던 사항을 달러화로 바꾼 데 불과했다. 면세 한도 조정은 관세청장 고시로 정할 수 있다.
그동안 국민소득 증가와 국외 여행객 증가에 따라 면세 한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일부에서 제기됐지만, 관세청은 국외 고가품 쇼핑을 조장한다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면세 한도를 조정하지 않아왔다.
윤 청장은 “인상 폭을 더 높일지 여부에 대해서는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이 잠정 발효되는 7월 이후 공청회를 통해 국민 여론을 수렴해서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며 “‘부자감세’에 대한 비판 여론과 맞물릴 수 있어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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