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판매량 10만7426대…GM·포드·크라이슬러·토요타 순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 달 미국 자동차 판매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미국법인은 지난 5월 미국 시장에서 각각 5만9214대와 4만8212대의 차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지난 1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는 미국 내 5월 판매 실적으로는 역대 최고치로,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각각 21%와 53.4% 늘어난 수치다.
두 회사의 판매 실적을 합하면 10만7426대로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106만1841대)의 10.1%를 차지했다. 현대차가 1986년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이 10%대에 올라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순위에선 22만1192대를 판매해 1위 자리를 지킨 지엠(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도요타에 이어 5위다. 현대·기아차는 닛산(7만6148대)과 혼다(9만773대)를 제친 데다 4위 도요타에도 고작 961대 뒤졌다.
현대·기아차가 미국시장에서 선전한 데는 쏘나타와 엘란트라, 케이(K)5 등 주력차종의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한 탓도 있지만, 동일본 대지진 이후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일본 업체들의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도요타와 혼다의 5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각각 33.4%와 22.5%나 줄었다. 일본산 부품 수급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지엠과 포드 등 미국 업체들 역시 지난해보다 부진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미 자동차 시장조사업체인 트루카닷컴이 전망한 ‘톱3’ 진입에는 결국 실패했다. 트루카닷컴은 현대·기아차가 5월에 미국 시장 점유율 10.9%로 지엠과 포드에 이어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또 앞으로 일본 차 업체들이 생산 라인을 전면 가동하며 반격에 나설 경우엔 점유율이 다시 10%를 밑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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