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관 토론회서 “여가소비 증가” 대체휴일제 등 검토
대형마트 영업제한도 포함…재계·노동계 “현실성 없다”
*서머타임제: 근무시간 오전 8시~오후 5시
대형마트 영업제한도 포함…재계·노동계 “현실성 없다”
*서머타임제: 근무시간 오전 8시~오후 5시
정부가 공공부문의 일과시간을 1시간 앞당기고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내수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처간 이견과 노동계·재계의 반발 등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 최종 확정까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총리 이하 장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7~18일 국정 토론회를 연 뒤 이런 내용의 내수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공무원과 공공기관의 근무시간을 오전 8시~오후 5시로 1시간 앞당기는 이른바 상시적 ‘서머타임’제를 통해 여가활용 시간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민간부문과 근무시간대 차이로 말미암아 비효율성이 발생할 수 있는데다, 소득이나 소비 여력의 증가 없이 퇴근시간이 1시간 당겨진다고 여가 관련 소비가 늘어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되레 노동시간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최장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정책국장은 “근무시간을 1시간 앞당겨 봤자 현실적으로 퇴근시간은 오후 5시가 될 수 없다”며 근무시간 전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공휴일이 중복되면 다음날 하루를 더 쉬는 ‘대체공휴일제’와 징검다리 연휴 때의 연차 사용을 활성화하고, 겨울방학을 줄이는 대신 봄방학과 가을방학을 신설하는 등 휴가제도 개선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모두 “여가 관광 수요 확대”를 위한 것이다. 국내 관광 소비 지출액은 38조5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의 약 7.3%를 차지한다.
현재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대형 할인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해 중소상공인들의 ‘골목 경기’를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는 대형 할인마트의 영업시간을 이미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대체공휴일제에 대해서는 재계가 반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9일 성명을 내 “대체공휴일제 도입은 관광산업 활성화 등 내수 진작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면서 기업의 부담만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정부 부처 안에서도 이견이 크다. 기획재정부가 내수 활성화 방안으로 내놓은 방학 분산제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반대한다. 임종룡 재정부 1차관은 19일 브리핑에서 “날씨가 좋은 봄과 가을에 방학을 하면 아이들과 함께하는 관광객이 늘어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과부는 “초중등 교육과정 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반대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안한 투자개방(영리) 병원 도입은 보건복지부가 반대해온 사안이다. 정부는 제시된 정책 방안들 가운데 일부를 확정해 이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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