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MBK·티스톤…실제 인수는 불투명
우리금융그룹 매각에 국내 사모펀드 3곳이 입찰제안서(LOI)를 제출했다. 케이비(KB)·신한·하나 같은 금융그룹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29일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 예비입찰 성격의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보고펀드·엠비케이(MBK)파트너스·티스톤이 참여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복수의 인수의향서가 접수돼 유효경쟁 조건을 충족시켰다는 판단에 따라 우리금융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예비입찰과 본입찰 과정에서 3개 펀드의 구성과 자금 출처 등을 따져 실제로 유효경쟁에 해당하는지는 확인하기로 했다.
이번에 입찰제안서를 낸 엠비케이파트너스는 국내 최대 사모투자 전문회사로, 지난해에는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보고펀드는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공동대표로 있다. 티스톤은 미국 투자은행인 살로먼스미스바니 한국지점 대표였던 원준희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티스톤의 입찰제안서 제출에는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참여했다.
사모펀드들은 우리금융을 인수하면 구조조정을 거쳐 시장에 재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다른 금융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도 있다. 예보는 입찰제안서를 접수한 뒤 예비입찰 대상자 1곳을 선정해 본격적인 매각절차를 진행한다. 이번에 매각하는 우리금융 지분은 56.97%로, 일괄매각을 추진한다.
하지만 사모펀드가 우리금융 실제 인수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사모펀드가 연기금 등을 통해 자금을 모으기란 쉽지 않은데다, 금융당국 역시 사모펀드가 대형 금융사를 인수하는 것을 허용할지도 미지수다. 사모펀드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조기 민영화, 국내 금융산업 발전 등 우리금융 매각 3대 원칙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민영화가 내년 총선과 대선 이후로 연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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