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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수출 한국’ 기술 로열티에 발목 잡힐라

등록 2011-07-03 21:17수정 2011-07-04 11:45

기술무역수지 -50억달러…가치높은 국제특허 부족
수출 늘수록 기술종속 심화 ‘코리안 패러독스’ 우려
 삼성전자·엘지(LG)전자 등 국내 휴대전화 업체들의 휴대전화 판매가 늘수록 재미를 보는 곳은 미국 퀄컴이다. 휴대전화 한 대가 팔릴 때마다 판매가의 5% 안팎을 ‘기술사용료’명목으로 퀄컴에 지급되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이 지금까지 퀄컴에 지급한 기술사용료만 5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이 총 691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정보기술(IT) 융복합 기기용 핵심 부품(LTE 모뎀 칩)’ 개발 사업이 진통을 겪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업자로 선정된 엘지전자가 칩을 개발해 휴대전화에 장착하더라도 수출을 위해선 원천 기술을 가진 퀄컴이 요구하는대로 기술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도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수출 규모가 세계 7위의 무역강국이지만 대외 기술종속이 심각해 ‘속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현대경제연구원은 ‘과학기술강국 발목 잡는 코리안 패러독스’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가 핵심 기술에 대한 대외 의존도가 높아 부가가치의 국외유출이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이같은 우려를 제기했다. 코리안 패러독스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연구개발비를 쏟아붓는데도 기업의 수익으로는 연결되지 않는 현상을 뜻하는 ‘스웨덴 패러독스’에서 따온 말로, 수출이 늘어나더라도 기술무역수지 적자가 늘어나는 등 대외 기술종속이 갈수록 심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200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연구·개발비는 297억달러로 세계 7위 수준이다.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3.57%로 이스라엘과 핀란드, 스웨덴에 이어 4위다. 이처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비중이 큰 데도 같은해 국내총생산 대비 기술무역수지는 -0.40%의 적자를 기록했다. 기술수출액을 기술도입액으로 나눈 기술무역수지비 역시 2009년 현재 0.42에 그치고 있다. 2009년 한 해 동안 35억8000만달러의 기술수출을 한 반면, 기술도입액은 84억4000만달러로 48억6000만달러의 적자를 낸 탓이다.

 
무엇보다 특허 출원 수는 많지만 고부가가치를 내는 양질의 국제특허가 부족한 게 기술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2009년 기준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총생산 10억달러 당 특허 출원 수는 102.6개, 연구·개발비 100만달러 당 특허 출원 수도 3.3개로 두 분야 모두 세계 1위다. 하지만 한 번만 출원하면 가입국 전체에 대해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특허협력조약(PCT) 국제특허 출원 수는 하락 추세로 지난해 5위에 그쳤고, 국제표준화기구(ISO) 표준특허에 등록된 한국 특허는 단 한건도 없는 실정이다.

  이런 탓에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주로 특허사용권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2009년 특허사용권으로 인한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20억4000만달러로 전체 적자액의 41.9%를 차지한다. 특히 대미 기술 종속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대미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2001년 12억8650만달러였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 2009년에는 35억86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09년 기준 전체 기술무역수지 적자액의 무려 73.8%에 이르는 수치다.


  보고서를 작성한 장우석 연구위원은 “대학과 연구소, 기업 등이 핵심 기술지식을 개발하고 축적하기 위한 기술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양질의 국제특허 확보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보연 김재섭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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