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가 수당 56% 챙겨
지난해 국내 다단계 판매업체 판매원들이 챙긴 후원수당 총액의 56%가 ‘상위 1%’ 주머니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극소수의 다단계 판매원들이 후원수당의 절반 이상을 독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다단계 판매업체 90곳의 현황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들 업체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2조5334억원으로 한해 전 2조2586억원에 견줘 2748억원(11.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상위 10개 업체의 매출액이 65.6%이며, 특히 선두업체인 한국암웨이의 비중이 33.7%에 이른다.
폐업 혹은 등록 취소한 23개 업체를 제외한 67곳의 지난해 후원수당 지급 총액은 모두 8094억원으로 집계됐다. 후원수당이란 판매원들이 본인 및 하위 판매원의 실적 등에 따라 업체로부터 지급받는 금액을 뜻한다. 이는 2009년(7049억원)에 견줘 14.8%가 늘어난 규모다. 매출액 대비 후원수당 지급 비율은 32.4%로, 전년 31.6%보다 높아졌다.
특히 후원수당을 받은 판매원 가운데 상위 1%의 판매원들이 받은 금액은 4541억원으로, 후원수당 총액의 56%나 됐다. 절반을 밑도는 44%의 후원수당을 나머지 99%의 판매원이 나눠 갖는다는 얘기다. 1인당 평균 지급액의 경우, 상위 1%가 연평균 4308만원을 받은 데 비해, 하위 40%는 연간 1만7000원을 받는 데 그쳤다. 지난해 상위 1% 판매원이 받은 후원수당은 2009년 기준 직장인 평균 연봉(2530만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국내에 등록된 다단계 판매원 수는 모두 357만4000명으로 한해 전보다 17만4000명 늘어났다. 하지만 같은 기간 후원수당을 한푼이라도 받은 판매원 수는 8만4000명 줄었다.
한편 지난해 다단계업체 단일 품목 최대 매출 제품은 한국암웨이의 영양제 ‘더블엑스 종합비타민 무기질 리필’로 지난 한해 동안 무려 988억5000만원어치가 팔렸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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