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100원 올릴수 있나”
‘단계적 인상’ GS 따라갈듯
‘단계적 인상’ GS 따라갈듯
기름값 100원 할인 판매 종료를 이틀 앞둔 5일, 정유사와 주유소의 ‘눈치 작전’은 절정에 달했다. 주유소들은 정유사들로부터 가격 변동과 관련한 안내를 받지 못한 상태였고 주요 정유사는 지에스(GS)칼텍스처럼 단계적 환원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날 <한겨레>가 서울과 과천 일대 주유소 10곳을 대상으로 알아봤더니, 7일부터 가격을 어떻게 할지 정유사로부터 통보받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지난 4월7일부터 시작된 ℓ당 100원 할인 판매는 6일 자정으로 끝난다. 서울 방배동 ㅂ주유소는 “(에스케이로부터) 아직 통보를 받지 못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논현동 ㅅ주유소도 “(에쓰오일로부터) 아직 아무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주유소들도 7일부터 당장 올릴 계획이 없다면서 옆 주유소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서초동의 ㅅ주유소 사장은 “모레부터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면서 “사나흘에 한 번씩 정유사에서 공급하는 기름값을 봐가며 할 생각이지만, ‘10원짜리 장사’라고 할만큼 가격 변화에 민감해 쉽게 값을 올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상도동의 ㅎ주유소 사장도 “바로 옆에서 올리지 않으면, 가격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에 우리도 올릴 수 없다”고 말했다.
애초 7일 일시에 가격을 환원하겠다고 밝혀온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는 공식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면서도, 지에스를 따라갈 태세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우리만 100원을 다 올릴 수 없는 노릇이니, 영업 방침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가격이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도 “시장동향을 주시하면서 상황에 맞춰 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케이 쪽은 “지난 3개월 동안 다른 정유사들보다 ℓ당 50~60원 싸게 주유소에 공급해왔다”면서, “지금 상태에선 공급가를 낮출만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유소와 정유사의 말을 종합하면 7일 한꺼번에 기름값 100원이 오르는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가격 환원을 앞두고 주유소의 사재기나, 정유사의 ‘물량 잠금기’(공급 회피) 현상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지에스 이외에 다른 정유사들도 당연히 단계적 가격 환원에 동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카드 할인방식을 취했던 에스케이를 뺀 정유3사 간판(폴)을 내건 주유소의 휘발유값(ℓ당)은 4월6일 평균 1968원에서 지난 4일엔 82원이 하락한 188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제 기름값은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15달러에서 106달러로 9달러나 떨어진 상태다. 류이근 황예랑 기자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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