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거대상권 막대한 이익에도 지역투자·기부 인색”
시민단체·야당 운동본부 발족…토론회·집회 등 열기로
시민단체·야당 운동본부 발족…토론회·집회 등 열기로
부산의 시민사회단체들과 야당들이 롯데그룹에 뿔이 났다. 롯데그룹이 지역 도심 노른자위 터마다 호텔과 백화점 등 수익시설을 지어 막대한 이익을 챙기면서, 지역사회를 위한 투자나 기부에 인색하다는 이유에서다.
부산시민연대·부산민중연대·부산여성단체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과 민주당 등 부산의 야 4당은 최근 ‘정신 차려, 롯데! 부산시민운동본부’를 발족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 단체는 “롯데그룹이 부산을 근거지로 영업을 하며 자치단체로부터 각종 혜택을 받으면서도 부산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바는 극히 미약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롯데그룹 쪽에 △광복동 롯데마트 입점 철회 △롯데백화점 현지법인화 추진 △롯데 기업 수익금 일부의 지역사회발전기금 환원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트에 대한 지원 확대 △백양산 골프장 건립 철회 등을 요구했다. 다음달엔 롯데그룹이 부산에서 추진하는 여러 사업의 문제점을 짚는 토론회를 열고, 사직야구장 앞 퍼포먼스와 광복동 롯데마트 저지를 위한 집회 등도 벌일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1996년 서면 부산본점을 신축·개점한 데 이어 2000년 향토백화점인 세원백화점을 인수해 동래점을 열었고, 2007년 해운대 센텀시티점, 2009년 광복점을 잇따라 개점하며 부산에 거대한 상권을 형성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백화점 7개가 문을 닫았다. 또 롯데그룹은 2000년 중구 중앙동 옛 부산시청 터에 100층이 넘는 초고층 건물인 롯데타운을 건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건축 허가를 받은 뒤, 지난해 8월 수익시설인 백화점(광복점)을 먼저 개점했다. 이어 지난 12일 중구로부터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터에 공동주택 건립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승인을 받아냈다.
부산시민운동본부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부산에서 챙긴 막대한 이익을 다시 투자하지 않고 외지로 빼돌리는 ‘먹튀기업’”이라고 비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부산 시민들의 여론을 듣고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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