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GDP 반영땐 21% 고평가
미국 뉴욕에서 맥도날드의 빅맥 버거를 사먹으려면 4달러7센트를 지불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3700원을 내면 된다. 1달러의 값어치가 909원인 셈이다. 그런데 지난 25일 실제 환율은 1056원으로, 빅맥 가격을 기준으로 했을 때보다 원화의 값어치는 낮은 수준이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30일(현지시각) 발표한 빅맥지수에 따르면 원화는 달러에 견줘 약 14%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빅맥지수란 이 잡지가 1986년 나라간 통화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통화의 교환비율(환율)의 적정성을 햄버거 가격을 기준으로 찾으려 고안해낸 지수다. 중국·러시아·인도 등 주로 신흥국의 통화가 30~50%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난 반면에, 스위스·스웨덴·노르웨이 등 선진국 통화는 80~100% 안팎 고평가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 잡지가 올해 처음으로 구매력평가(PPP)를 기준으로 한 기존 빅맥지수에 1인당 국민소득을 반영해 산출한 새 지수에 따르면 원화 가치는 약 21% 고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방식으로 하면 위안화도 3% 정도 높게 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온다. 잡지는 “(새 지수가) 환율의 적정성을 살피는데 더 나은 잣대”라고 전했다.
빅맥지수는 나라마다 임금 등의 차이를 무시하거나, 비교역재인 버거를 ‘일물일가’(국제거래에서 하나의 재화는 하나의 가격으로 수렴) 법칙으로 설명하려는 등 한계를 지녔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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