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몬스터·그루폰 60% 넘게 장악…2위 쿠팡 매각설도
최근 국내 소셜코머스 업계 1위를 달리던 티켓몬스터가 미국 업체 리빙소셜에 인수된 것을 계기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새로운 판짜기가 한창이다. 국내 시장에 대한 외국계 기업의 지배가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당장 관심은 이제 업계 2위인 쿠팡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한두달 전부터 업계 주변에서는 티켓몬스터뿐 아니라 쿠팡의 매각설도 꾸준히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 3월 국내에 진출한 세계 1위 업체 그루폰코리아로부터 강력한 추격을 받는 등 지위가 위협받고 있는 상태다.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거래액 200억원을 넘기며 시장점유율 45%를 차지하던 티켓몬스터와 그루폰코리아의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60%가 넘는다. 쿠팡마저 외국계 손에 넘어갈 경우 국내 소셜코머스 시장에 대한 외국 업체의 지배력은 훨씬 강화될 수밖에 없다. 현재 전자상거래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오픈마켓의 경우 옥션과 지마켓을 미국 기업 이베이가 인수하면서 전체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토종업체들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이유는 전체 국내 시장의 규모는 빠르게 커졌으나 경쟁 격화로 인해 개별 업체의 수익성은 매우 낮은 게 근본 원인이다. 주요 업체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느라 사회관계망(소셜네트워크)을 통해 인지도와 수익을 창출하는 소셜코머스 본질을 벗어난 행태를 자주 보여왔다. 무리한 광고비를 쏟아붓거나 마이너스 수수료까지 감수해가며 사실상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특히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만들기보다 다른 업체에 유리한 조건으로 매각하기 위해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티켓몬스터의 매각이 현실화되면서 이런 의혹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국내 소셜코머스 시장에선 새로운 판짜기를 위한 지각변동이 빈번하게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일종의 구조조정 기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대기업들이 소셜코머스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 것이란 소문도 나돌고 있다. 국내 소셜코머스 ‘빅4’ 가운데 하나인 위메프가 최근 투자자인 전 네오플 대표 허민씨를 대표로 영입하면서 네이버와 같은 포털서비스 업체로의 변신을 선언한 것도 국내 소셜코머스 시장이 ‘과도기’를 겪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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