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가-가공업체 원유값 40원 차이 못좁혀
비축분 2~3일이면 바닥나…11일 협상 재개
비축분 2~3일이면 바닥나…11일 협상 재개
원유값 인상 폭을 두고 낙농가와 우유업체 사이의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낙농업자들이 10일 새벽부터 집유 중단에 들어갔다. 지난 5일 원유값 인상을 촉구하며 전국 낙농가들이 집유 중단에 들어갔다가 협상에 나선 지 닷새 만에 다시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집유 중단이 계속되면 원유 재고가 떨어져 일반 소비자들에 대한 우유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예상된다.
한국낙농육우협회와 한국유가공협회는 9일 오후 5시부터 두차례 시한을 연장해 가며 10일 오후 6시30분까지 원유값 인상안을 놓고 장시간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협상 초기 낙농가 쪽은 173원, 우유업체에서는 41원 인상을 주장했으나 10일 새벽 낙농가는 160원, 우유업체 120원으로 의견 차이를 줄였다. 농림수산식품부 쪽은 130원의 중재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합의안에는 이르지 못해 집유 중단 사태를 막지는 못했다.
낙농가들이 집유 중단이란 실력행사에 나서자 유가공업체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 유가공업체 관계자는 “10일 오후 집유시간이 되기 전에는 합의를 볼 줄 알았는데 뜻밖이다”며 “납유 거부가 이어질 경우 13~14일부터는 시중에 우유 공급이 전면 중단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어떤 결론이 날지는 아직 오리무중”이라면서도 “공급 중지라는 파국을 막아야 한다는 데는 원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공감하기에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 쪽은 서민 물가에 끼치는 영향을 들어 인상 폭을 줄이자고 낙농업자 대표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낙농육우협회는 원유값 인상안이 확정될 때까지 무기한 집유 중단을 계속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다. 양쪽은 11일 오후 2시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이미 이틀 동안 집유가 중단되는 것이라 11일 협상에서도 인상안이 타결되지 못할 경우 시중에서 우유를 구하기 힘든 ‘우유대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은형 권혁철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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