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생산업체 공장 찾아
한-미 FTA 비준 처리 촉구
한-미 FTA 비준 처리 촉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한국인들이 미국 자동차를 몰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홀랜드에 있는 배터리 생산업체인 존슨컨트롤스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기아와 현대차를 몰고 있다”며 “나는 한국인들도 (미국차인) 포드, 쉐보레, 크라이슬러 등을 몰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의회에 계류중인 미국과 한국, 파나마, 콜롬비아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 처리를 촉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수십억달러 이상의 생산품들이 다음과 같은 스탬프가 찍힌 채 전세계로 팔려나가는 걸 보고 싶다”며 “그건 바로 ‘메이드 인 아메리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심각한 경기침체 국면에 처한 미 행정부가 이를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수출 증대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 이행법안 처리를 계기로 한국 자동차시장에 대한 통상 압력을 강화하겠다는 예고로 풀이된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콕 집어 미국산 자동차를 사라고 요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정부와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이번 발언을 계기로 양국 교역 관계에서 미국 쪽의 입김이 한층 거세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미국산 차를 차별하는 진입장벽이나 정책은 전혀 없다”며 “미국 자동차를 구입할지 여부는 소비자 선택의 문제”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한국지엠의 쉐보레 브랜드가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팔리는 수준으로 적잖게 팔리고 있는데 이런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황보연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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