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저축은행 구조조정 ‘3대 딜레마’

등록 2011-08-15 21:20수정 2011-08-15 22:14

덩치 줄여야하는데 ‘고금리’
예금 들어와도 수익성 악화
서민금융 확대는 부실 위험
저축은행 경영진단을 위한 현장검사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대형 저축은행들이 당장의 생존 전략과 중장기 수익 전략이 엇갈리는 ‘딜레마’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칼날이 무뎌질 것이라는 업계 안팎의 기대감도 있지만, 금융당국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5일 “최근 금융 불안으로 저축은행 구조조정 진행도 어렵지 않을까 하는 시선이 있지만, 저축은행 경영진단을 위한 일제 검사를 시작한 이상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금감원, 예금보험공사, 외부 회계사 등 이미 수치와 관련 사실을 파악한 사람들이 많은데다, 금품수수 비리가 없는 금감원 직원들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 기소 위협에 몰리는 등 대가를 치르는 상황에서 누구도 섣부르게 ‘마사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순 끝내기로 했던 현장검사 마무리 작업이 길어짐에 따라 이번주까지는 현장에 검사역들을 계속 투입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대형·계열화 저축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생존이 급박한 상황이어서 중장기적 수익 기반 마련을 위한 전략들은 포기해야 할 처지다.

먼저 저축은행은 덩치를 줄이기 위해 예금 금리를 상대적으로 낮추어야 할 시점에서 연일 ‘고금리 특판’ 예금 상품을 내놓으며 수신 불리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지난 1~2월 영업정지 사태로 예금 수신이 급속히 빠져나가자 2~3월에 급하게 예금 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마땅한 수익처도 없는 상황에서 고금리를 버티지 못하고 4~5월에 예금 금리를 잠시 내렸지만 금융당국의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면서 6월에 5.06%로 다시 올렸다. 최근에는 상당수 주요 저축은행들이 1년짜리 정기예금 상품에 6%에 가까운 금리를 주고 있다.

두번째로 이런 고금리 예금 유치 전략은 저축은행의 수익성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저축은행의 지난 6월 대출 금리는 15.07%로 전달보다 1.65%포인트 떨어지며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예금을 비싸게 유치해 싸게 빌려주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세번째로 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이 가계빚 증가를 옥죄고 소액신용대출 금리 상한선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서민금융기관으로 돌아가야 할 처지가 됐다. 10위권에 드는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조단위 자산을 운영해도 소액신용대출 운용 규모는 1000억원도 되지 않는다”며 “가계대출을 옥죄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늘리기도 곤란하고, 소액신용대출은 이미 대부업계가 시장을 선점해 뒤늦게 뛰어들면 부실만 커질 수 있어 난감한 처지”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형·계열화 저축은행들이 계열을 해체하고 자산 덩치를 줄여가도록 하는 데 뾰족한 묘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구조조정 이후 업계를 어떻게 끌고나가야 할지에 대한 전략과 정책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그런 청사진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