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가운데)과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16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김 위원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케이비(KB)금융지주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권혁세 금감원장, 5대 금융지주사 회장들에 요구
금융당국 수장과 5대 금융지주사 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작심하고 ‘고배당 자제’를 요청했으나, 일부 금융지주사 회장은 이에 반발하고 나서 추이가 주목된다. 또 금융당국이 외화 차입선 다변화를 주문하면서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중동자금 활용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중동 국부펀드 유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16일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우리·신한·하나·케이비(KB)·신한지주 회장과 만나 외환건전성 관리, 금융회사 건전성 선제적 강화, 기업자금의 원활한 공급, 증권시장 안정기반 확충 등 네 가지 의제와 관련해 당부를 전하고 지주사 쪽의 건의사항을 들었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금융회사들이 올해 상반기에도 상당한 수준의 이익을 시현한 만큼 완충 여력을 충분히 확보해 건전성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고, 기업의 자금 수요를 앞서 파악해 필요한 자금을 제때 공급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밖에 최근 증시 폭락과 관련해 “기관투자자 비중을 확대하고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회사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회의에서는 권 금감원장이 2013년 ‘바젤3’ 협약 도입에 대비해 ‘신중한 배당정책 운영’ 등을 요구했다. 그러자 한 지주사 회장이 배당 문제는 외국인 자금 이탈과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장은 회의에 앞서 책상 위에 올려둔 메모지에 ‘고배당 자제 요청’ 문구를 적어놓은 모습이 목격됐다. 그는 지난달에도 고배당 움직임과 관련해 “배당할 충분한 수준이 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주사 회장들은 “부동산 가격, 금융회사 건전성, 가계부채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해결하려면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가계부채 대책이 나온 지 불과 한 달 반이 지난 시점에서 나온 건의라 논란이 예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지칭한 게 아니라 국토해양부 소관 거래 관련 규제나 기획재정부 소관 세제 관련 규제 등 전반적인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해달라는 요청이었던 걸로 안다”고 설명했으나, 금융당국을 상대로 금융과 무관한 규제완화를 요청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다. 정세라 정혁준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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