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30종 실험결과 평균 20%이상 부풀려져
정부, 체감연비와 비슷하게 표시방식 바꾸기로
정부, 체감연비와 비슷하게 표시방식 바꾸기로
경차의 대명사인 기아자동차의 모닝은 국내산 휘발유 차량 가운데 최고의 연비를 자랑한다. 모닝에 부착된 표시(공인) 연비는 18.0km/ℓ다. 하지만 실제 운전자들이 체감하는 연비는 이보다 훨씬 떨어져 불평이 적지 않았다. 실제로 정부가 주행 여건을 반영해 시험한 결과 모닝의 연비는 12.64km/ℓ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연비가 표시 연비보다 30%나 떨어지는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18일 국내에서 운행되는 30종의 차량에 대한 연비 실험을 했더니, 표시 연비가 실제 주행 여건을 반영한 연비보다 평균 약 20% 부풀려져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새롭게 생산되는 차종에 대해서 시내뿐 아니라 고속도로에서도 측정된 수치에 고속·급가속, 에어컨 가동, 외부 저온조건 등 모두 5가지 주행 여건을 반영한 ‘보정식’ 연비표시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지금의 연비 표시 방식은 주행 축적거리가 160km가 안 되는 새 차를 갖고서 시내에서만 측정한다. 따라서 고속도로 주행이나 급가속, 냉난방기 가동 등 실제 주행 여건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연비가 높게 나왔다.
정부는 앞으로 시내뿐 아니라 고속도로 주행과 주행 축적거리가 3000km 이상되는 차량을 대상으로 연비를 표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다만 과도기적으로 우선 보정식 연비 계산 방식을 도입했다가 중장기적으론 미국처럼 ‘5사이클’ 방식을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보정식이란 시내와 고속도로를 주행한 뒤 여기에 고속 및 급가속과 냉난방기 가동 등의 조건값으로 보정해 연비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5가지 조건(5사이클)을 모두 직접 시험하는 것은 아니다. 송유종 지경부 에너지절약효율화추진단장은 “미국의 경우에도 2008년 보정식을 도입했다가 올해부터 5사이클 방식을 도입했다”며 “9월 중 공청회를 거쳐 올해 안으로 관련 고시를 개정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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