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이후 2차 피해 방지 권고
최근 포털사이트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2차 피해가 우려되자 시중 은행과 카드사·보험사·할부금융사 등 거의 모든 금융사들이 잇따라 고객들에게 비밀번호 변경을 요청하고 나섰다.
25일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신한은행·현대캐피탈·현대카드·삼성생명·삼성화재 등 국내 주요 금융회사들이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비밀번호를 바꾸라는 안내 공지문을 띄웠다. 이는 지난달 말 에스케이(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와 네이트에서 3500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일어나는 등 대량 해킹 사태로 금융회사 고객들이 2차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 정보 유출 사태가 터지던 날에 모든 금융회사들에 공문을 보내 고객들에게 비밀번호 변경 등 주의를 환기시키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며 “금융회사들이 사건 직후인 지난달 말부터 지금까지 고객들에게 안내 공지를 잇따라 띄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금융거래 안전을 위해서는 비밀번호를 석달에 한 차례씩 바꾸는 게 원칙인데, 사람들이 그렇게 잘 하지 않는데다 포털사이트와 금융 관련 사이트에서 아이디·비밀번호를 공용으로 쓰는 이들도 많다”며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등 개인정보를 이용해 은행에서 잔고 등을 알아낼 소지가 있고 2차 범죄 피해 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다른 사이트와 동일한 아이디, 비밀번호를 쓰는 경우 다른 사람이 예측할 수 없는 비밀번호로 변경할 것을 권고했다. 우리은행도 이달 초 열흘간 홈페이지에 돌출 광고 창을 띄워 비밀번호 변경을 권고했다. 지난 4월 대형 전산 사고를 일으킨 농협도 최근 정보유출 사건이 발생한 포털사이트에서 쓰던 비밀번호를 공인인증서 암호, 자금이체 비밀번호로 쓰고 있다면 변경해달라고 공지했다.
현대카드·삼성카드 등 주요 카드사와 삼성화재·삼성생명·현대해상 등 주요 보험사들도 고객들한테 비밀번호 변경을 요청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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