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연구원 밝혀
“싼 전기료, 소비 부추겨”
“싼 전기료, 소비 부추겨”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이웃 일본의 3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선진국에 견줘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어서 결국 에너지 소비를 왜곡시켜 국민경제에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25일 한국자원경제학회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발행하는 학술지 ‘에너지경제연구’의 발간 10돌 기념 정책포럼에 나와 이렇게 밝혔다. 그는 이날 발표한 ‘에너지 가격체계 현안 및 개선방향’이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2010년 기준 티오이(TOE·석유환산톤)당 672.1달러인 반면에 일본은 1795.3달러로 훨씬 높다고 전했다. 또 영국과 프랑스의 산업용 전기요금에 견줘서도 각각 47%, 51%에 불과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럽 회원국들의 평균에 비해선 41%의 수준이었다. 미국에 견줘서는 85% 수준이었다.
기름값 대비 산업용 전기요금의 비율도 오이시디 유럽 평균이 324%인 데 반해, 우리는 117%로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광수 연구원은 “기름값 대비 전기료가 낮다 보니,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력 수요가 더 많다”며 “잘못된 가격정책은 에너지 소비구조의 왜곡을 초래해 국민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기름값은 오르는데도 전기료가 그만큼 따라 오르지 않으면서, 동절기 석유에서 전력으로 대체수요가 증가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의 원가회수율을 100% 수준으로 인상할 경우 국민경제 전체에 에너지 절감비용이 1000억원이 넘는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요금 인상에 따른 소비 감소로 전력 생산비용을 3879억원 줄일 수 있지만, 다른 에너지 사용비용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순수 에너지비용 절감액이 1349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산업경쟁력의 강화 등을 이유로 산업용 에너지가격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 왔는데 이는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유인하는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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