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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널뛰는 생보사 운용수익률 ‘눈가리고 아웅’

등록 2011-09-14 20:46

업체순위 매년 들쭉날쭉
자산처분한 차익만 반영
단기매매로 ‘수치 왜곡’
“회사선택 잣대론 안돼”
외국계는 단기차익 제동
‘○○생명, 자산운용수익률 3년 연속 1위’ ,‘생명보험사 자산운용수익률 사상 최대’

생명보험협회가 매달 누리집을 통해 공시하는 생명보험사들의 회사별 ‘자산운용수익률’은 저축성보험·연금보험 등의 가입을 두고 좌고우면하는 ‘보험 재테크족’들한테 좋은 회사를 고르는 잣대로 통한다. 생명보험사들이 저마다 순위 홍보를 하기도 하거니와 수십년짜리 보험상품을 택해야 하는 가입자 처지에서 우수한 보험회사를 고를 별다른 기준이 없는 까닭이다.

하지만 이런 자산운용수익률은 알고보면 해마다 순위 등락이 천차만별로 들쭉날쭉한 ‘고무줄 잣대’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생명보험협회 자료 등을 보면, 올해 5월 현재 22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은 13.2%의 자산운용수익률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업계 2위인 동부생명이 자산운용수익률 8.3%로 2위를 차지한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생명의 성적표가 늘 좋았던 것은 아니다. 미래에셋은 2010년 회계연도에 4.6%의 수익률을 내며 꼴찌에서 두번째인 21위를 기록했고, 2009년에는 4.8%로 18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순위가 들쭉날쭉한 업체들은 적지 않다. 녹십자생명은 올 5월 현재 6.3%로 4위를 기록했지만, 2010년에는 5.2%로 15위에 그쳤다. 우리아비바생명도 2009년 1위였지만, 2010년 12위에 불과했다. 삼성생명은 2010년 3위였지만, 2009년에는 11위, 올 5월에는 16위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한 생명보험사의 자산운용담당 임원은 “협회가 발표하는 자산운용수익률은 주식·채권의 매매 처분을 통해 실현된 차익을 반영하는 대신에 처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정되는 미실현 평가이익은 반영하지 않는다”며 “자산운용 담당자들이 단기 차익을 노린 매매처분으로 쉽게 왜곡할 수 있는 현행 수익률 수치가 보험상품 가입자들에게 우수한 회사를 고르는 잣대로 통용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생명보험사가 주당 50만원짜리 우량주인 ㄱ사 주식을 사들여 90만원이 됐을 때 그대로 보유하면 자산운용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처분해서 장부상 40만원의 차익을 실현한 뒤 90만원짜리 ㄱ사 주식을 되사면 수익률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 ㄱ사 주식이 포트폴리오 편입 필수종목일 경우 장기적 관점에선 거래비용을 생각하면 전자의 운용방식이 낫지만 자산운용수익률 잣대는 후자한테 더 높은 점수를 주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일부 외국계 생명보험사는 이를 막기 위해 ㄱ사 주식을 매매 처분하면 일정기간이 지나기 전에는 같은 종목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단기 매매수익 실현에 제동을 거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보험사 상당수는 이런 장치가 없는 데다, 주총이나 보험소비자한테 내세울 화려한 성적표를 관리하기 위해 적당한 선에서 이를 눈감는 분위기마저 있는 실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률 순위가 들쭉날쭉한 것은 쉽게 ‘관리’하거나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잣대는 수십년짜리 장기상품을 책임져야 할 생명보험사의 자산관리를 왜곡할 유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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