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연기금의 여윳돈 운영을 10년째 독점해오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길부 한나라당 의원은 20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공무원연금기금 등 56개 기금의 자산 9조1011억원이 예탁된 연기금투자풀의 주간 운용사를 2001년 이후부터 삼성자산운용이 맡아왔다고 밝혔다.
삼성은 2001년 처음으로 연기금투자풀 주간 운용사로 선정됐다. 이후 2005년, 2009년에도 재선정됐다. 운용사 선정은 4년마다 이뤄진다. 따라서 삼성은 2013년까지 주간 운용사를 맡게 된다. 연기금투자풀이란 연기금의 여윳돈을 한데 묶어서 전문적인 투자기관에 맡겨 수익성 등을 높이려는 제도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0년 동안 주간 운용사로 약 446억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감사원은 지난 3월 주간 운용사 선정 방식이 기존 운용사에 대한 기득권 인정 우려가 있는 등 공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강길부 의원은 “감사원이 지적한 문제점을 보정해 재평가할 경우 2009년에 삼성이 아닌 2위로 떨어진 운용사가 주간사로 선정됐을 것”이라며 “운용사 선정 과정에 합리성과 객관성이 결여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그동안 연기금을 운영해오면서 수익률이나 안정적인 운용, 특히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다른 운용사와 확실한 차별성을 보였기 때문에 주간사로 선정돼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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