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개롭(40) 한국 네스프레소 지사장
한국 네스프레소 조지 개롭 사장 인터뷰
“AAA프로그램으로 남미·아시아서 전체 원두 60% 생산”
“AAA프로그램으로 남미·아시아서 전체 원두 60% 생산”
커피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커피애호가들의 새로운 관심사 중 하나는 에스프레소 머신이다. 특히 집에서도 진한 에스프레소를 내려 먹을 수 있는 캡슐형 에스프레소 머신이 백화점과 대리점, 대형마트 등에서 많이 팔리면서 신혼부부들의 혼수품 1호라는 별명도 얻고 있다.
간편함과 뛰어난 맛으로 국내 에스프레소 머신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한국 네스프레소의 조지 개롭 신임 지사장(40)을 만났다. 네스프레소는 스위스 식품회사인 네슬레의 계열사로 전세계에 캡슐커피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낸 기업이다.
-최근 몇년새 한국에도 커피문화가 급속도록 확산되고 있다. 커피선진국가인 유럽 등과 비교하면 어떤가
=2달 전 한국에 처음 와서 커피전문점과 백화점의 커피 머신 매장 등을 둘러봤는데 커피애호가가 매우 많아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특히 질좋은 원두를 사용해야 하는 에스프레소를 즐겨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이제 한국에서도 커피가 일상 생활의 일부가 된 것 같다.
-한국 커피 소비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보나
=커피 소비는 식문화 패턴과 매우 밀접하다. 케이크와 커피를 먹기도 하고 식후에 마시기도 하지만 유럽의 요리사들은 커피와 어울리는 요리를 개발할 정도로 커피와 요리의 조화를 중요시한다. 한국에도 커피가 일상이 되기는 했지만 한식 특성상 음식과 커피를 함께 하는 빈도는 좀 적을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서구인들은 크루아상과 커피 한잔이 전형적인 아침식사라면 한국은 다르다. 하지만 최근 식생활이 변화하면서 커피 소비 패턴도 좀 더 서구와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의 커피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이고 성장 가능성은 얼마나 크게 보나
=한국 시장에 들어온지 4년 됐는데 한국의 호응도가 다른 나라보다 매우 크다. 현재 캡슐커피의 소비 규모는 전체 커피 시장의 8% 가량 되는데 한국 시장의 규모는 이것보다 작지만 빠른 시일 내에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 중요한 건 시장의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질 좋은 커피를 꾸준히 찾는 소비자의 증가인데 네스프레소 클럽 가입자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건 에스프레소의 열풍이 유행이 아니라 한국에도 정착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네스프레소 클럽은 기계를 사는 사람들에게 주는 일종의 멤버십으로 캡슐 구매 등에 있어 다양한 정보와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공정무역 커피가 커피전문점이나 병커피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네스프레소에서는 이를 위한 노력을 어느 정도 하고 있나.
=네스프레소는 단순히 커피 농가에 최저가격을 보장하는 공정거래가 아니라 커피농가와 장기 계약을 맺고 친환경적 커피 재배방식을 전수하거나 가계를 지원하고 지역 대학과 제품 개발을 하는 등 지속가능 품질 프로그램인 ‘트리플(AAA)’프로그램을 남미와 아시아 지역 등에서 운영해 전체 생산 원두의 60%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2013년까지 지원농가를 현재 4만 농가에서 8만 농가로 늘리고 전체 원두의 80%로 늘여갈 계획이다.
-네스프레소 같은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의 경우 경쟁자는 커피전문점이 아니라 ‘커피 믹스’일 수도 있다. 커피믹스를 경험해 봤나
=한국에 와서 가장 먼저 경험해본게 커피믹스였다. 외국에도 인스턴트 커피와 봉지에 든 커피는 있지만 한국처럼 커피와 설탕, 프림 등이 한꺼번에 들어있는 제품은 없기 때문에 한국의 커피믹스가 매우 궁금했다. 매우 뛰어난 아이디어 상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커피믹스 소비자와 에스프레소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본다. 우리는 에스프레소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커피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캡슐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도 있다. 가격정책을 조정할 계획도 있나
=장기적으로 볼때 글로벌 가격정책은 전세계가 평준화된 가격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환율 등 단기적인 조정은 우리의 결정권 밖에 있다. 궁극적으로는 최고의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대로 소비자와 만나게 하는 것이다. 커피문화가 성숙하면서 입맛 까다로와지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는게 우리의 목표다. 네스프레소 매장의 문턱은 낮다. 언제라도 가까운 네스프레소 매장에서 직접 시음해보기를 꼭 권하고 싶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네스프레소 시티즈 60's 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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