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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태양광 전지판 전세계 80개국에 펼치다

등록 2011-09-29 20:30수정 2011-09-29 22:13

창업 9년만에 실리콘 태양광 모듈 세계 1위
지방정부 지원·과감한 R&D투자로 고속성장
최근 치열한 경쟁 순익↓…사업다각화 모색
“태양이 비치는 세상 모든 곳에 선텍이 있습니다.”

중국 태양광 산업의 선두주자 선텍의 누리집 화면에 맨 먼저 뜨는 문구이자,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 업체들의 위세를 보여줄 때 즐겨 인용되는 대표적인 문구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세계 온수패널 보급량의 3분의 2는 이미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고, 전세계 태양광 총 설치용량의 4분의 3도 엄연히 중국 업체 몫이다. 이처럼 눈부신 도약을 보여준 중국 태양광 산업의 중심에 자리잡은 게 바로 중국 장쑤성 우시시에 본사를 둔 선텍이다.

중국 태양광 업체인 선텍 직원들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주경기장으로 쓰인 베이징국립경기장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살펴보고 있다.  선텍 제공
중국 태양광 업체인 선텍 직원들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주경기장으로 쓰인 베이징국립경기장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살펴보고 있다. 선텍 제공
지난 2001년 조그만 벤처회사로 세상에 태어난 선텍은 그로부터 꼭 9년의 세월이 흐른 지난해 실리콘 태양광 모듈 생산 분야에서 세계 1위 자리를 꿰차는 거인으로 성장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선텍이 제작한 태양광 모듈을 장착한 발전 시스템을 가동중인 나라는 모두 80개국에 이른다. 2006년 5억9890만달러였던 매출은 지난해엔 29억190만달러로 4배 이상 불어났다. 주력 제품인 태양전지 모듈 매출은 같은 기간 4억7190만달러에서 27억6630만달러로 6배 가까이 많아졌다.

선텍의 성공 배경엔 으레 중국 지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정책이 맨 먼저 꼽히곤 한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창업주 스정룽 회장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태양광 관련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사업계획서 한 장을 들고 귀국했을 때, 태양광 산업의 잠재력을 한발 앞서 눈여겨본 게 바로 우시시 당국이었다. 초기 사업자금이라곤 한푼도 없던 37살의 엔지니어에게 우시시 정부는 국유기업 8곳으로부터 600만달러를 끌어다줬다. 지금의 선텍을 있게 한 종잣돈이었던 셈이다. 이후 우시시 당국은 2003년 선텍이 잠시 경영난에 맞닥뜨렸을 때도 대규모 보증을 서는 등 든든한 바람막이 노릇을 해줬다.

하지만 선텍의 성공 비결에 정책당국의 전폭적인 지원만 있는 건 아니다. 이와 관련해 이서원 엘지(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선텍의 경쟁력을 단순조립 능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 연구원은 “연구·개발(R&D)에 대한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효율성을 확보한 태양전지를 생산한다는 게 핵심”이라며, “이런 특징이야말로 선텍의 경험이 여타 중국 전자산업의 성장과도 차별화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로리 맥퍼슨 선텍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선텍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뉴사우스웨일즈 대학 등 세계 곳곳의 앞선 연구·개발 능력을 우시시 생산공장의 효율성과 성공적으로 접목시켜왔다”며 “선텍이 걸어온 길이 신재생에너지 분야 ‘기술-생산 협력모델’의 모범사례로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선텍의 미래가 무조건 장밋빛만은 아니다. 신재생에너지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태양광 산업은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중심의 글로벌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혈투를 벌이는 격전장이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등 우수한 태양광 자원을 지닌 지역에선 오바마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지원정책과 맞물려 태양광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샤프 등 태양광 관련 원천 기술을 보유한 일본 업체들의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선텍이 강점을 보이는 태양전지 셀과 모듈 분야의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탓에 선두업체의 이점이 그다지 크지 않은 것도 변수다. 실제로 선텍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 비율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20% 가까이 됐으나, 지난해엔 9.1%로 낮아지는 등 수익성이 주춤하는 분위기다.

선텍이 태양전지 모듈 등 기존 영역을 넘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도 여전히 든든한 우군이다. 중국 정부는 2007년 마련한 2020년까지의 태양광 발전 목표치 1800㎿를 지난해 최소 1만㎿, 최대 4만㎿로 대폭 상향조정한 상태다.

스정룽 회장은 올해 초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웨이퍼와 잉곳, 태양광 발전 등 분야의 투자 확대를 뼈대로 하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태양광 산업 가치사슬 전반으로 선텍의 활동무대가 넓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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