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수출하는 잠수함과 같은 1400t급의 장보고함. 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 인니와 1조2천억원 규모 최종계약 앞둬
우리나라의 첫 잠수함 수출이 사실상 성사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잠수함 건조 계약 체결을 위한 가격협상을 지난 4일 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경쟁국인 프랑스를 제치고 단독으로 진행되는 협상이어서, 다음달께 인도네시아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이 수출할 잠수함은 1400t급 규모의 장보고함급 3척으로, 총 사업규모는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이른다. 본계약이 체결되면, 역대 방위산업 수출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인도네시아 국방부·해군은 잠수함의 구체적인 기술사양, 계약내용 등에 대해 실무적인 조율을 거쳐 다음달까지 최종계약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1990년대 초 독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대우조선해양이 수출용으로 독자개발한 이 잠수함에는 각종 어뢰, 기뢰, 유도탄 등을 장착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잠수함은 조립 부품이 많고 건조기간이 길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세계적인 잠수함 건조 능력을 갖고 있는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을 제치고 우리나라가 동남아 지역 잠수함 시장에 중요한 거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인도네시아 이외에도 중남미와 동남아 지역에 잠수함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06년부터 잠수함 수입을 추진해왔으며, 우리나라는 이명박 대통령이 인도네시아를 직접 방문해 측면지원하는 등 러시아와 프랑스, 독일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잠수함 수출 성사를 앞두게 됐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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