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저축은행에 고금리 자제·한도 제한 행정지도
대부업체에 이어 저축은행의 ‘묻지마’ 대학생 신용 대출이 늘어나면서 금융당국이 이를 대체할 연 10% 금리의 은행권 대학생 대출상품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저축은행에는 대학생 신용 대출의 용도와 한도를 제한하고 지나친 고금리를 자제하도록 행정지도에 나섰다.
23일 금융감독원과 은행·저축은행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런 방안 추진에 나섰다. 금감원의 저축은행의 대학생 대출 실태 조사 결과 대학생 대출 건수는 2009년 말 6만9000여건에서 올해 상반기 말에 10만8000여건으로 늘어났고, 대출 잔액은 2212억원에서 3742억원으로 늘었다. 연체금과 연체율도 2009년 말 159억원, 7.2%에서 올 상반기 말 374억원, 10.0%로 늘어난 상태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저축은행중앙회에 공문을 보내 대학생 대출 용도를 학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자금으로 제한하고 상환 능력 심사를 제대로 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금리도 원가 분석을 거쳐 지나친 고금리를 자제하라고 행정지도 했다. 업계는 현재 연 30%인 대학생 대출의 금리를 연 20%대로 낮추고 현행 3000만원인 대출 한도도 500만원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은 또 서민전용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과 비슷한 맥락에서 연 금리 10%대의 대학생 전용 대출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실무적 검토에 나섰다. 새희망홀씨는 저소득층 서민에게 연 11~14% 금리로 2000만원까지 신용대출을 해주지만 대학생은 혜택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금감원과 은행권은 새희망홀씨 혜택 범위에 대학생도 포함하는 방법과 별도의 대학생 대출 상품을 개발하는 방안을 두고 협의중이다.
금감원은 저축은행 업계에 대해 대학생에게 돈을 빌려준 뒤 부모 등 제3자에게 변제를 요구하는 행위와 정부가 지원하는 학자금대출과 유사한 명칭을 대학생 대출상품에 붙이는 것을 금지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