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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기업 이름 달린 갤러리·극장 낯설지 않네

등록 2011-10-27 15:27

경기도 이천에 있는 샘표스페이스 내부 모습. 샘표 제공
경기도 이천에 있는 샘표스페이스 내부 모습. 샘표 제공
[한겨레특집] 기업, 문화를 만나다
프로그램 등 지원하다 ‘공간 네이밍’ 갈수록 늘어
샘표 이천공장 미술공간, 직원 물론 주민들 참여
신세계·IBK기업은행·CJ 등 가세…‘적절성’ 논란도
샘표스페이스, 신세계스퀘어, 씨제이(CJ)토월극장….

기업들이 문화예술 공간을 짓거나 외부활동을 지원하면서 자사 이름을 전면에 내거는 사례들이 점점 늘고 있다. 과거엔 기업들이 자사 이름을 단 공간을 따로 만들기보다는 기존에 있던 프로그램이나 단체 등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고 극장을 지원하더라도 이름을 내세우는 것에 대해 반발이 일까 우려해 드러내려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요즘은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기업의 이름을 딴 대표적인 미술 공간으로는 간장으로 유명한 샘표가 지은 샘표스페이스가 있다. 샘표스페이스는 샘표 이천공장 안에 있는 일종의 갤러리로 2005년 11월 개관했다. 이곳에선 공장 안에 있다는 장소적 특색을 이용한 이색 전시회가 자주 열린다. 2006년 1월 열린 공장 여인들의 명함 만들기 프로젝트가 대표적 예다. 이 프로젝트는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들어본 뒤 이를 명함으로 만들어주는 프로젝트로, 공순이라는 이름으로 폄하됐던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재조명하자는 뜻을 담았다. 샘표는 샘표스페이스에 간장공장 직원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참여 전시, 샘표 소비자 참여로 이루어지는 일반인 작품 전시, 이천 지역 주민과의 연계를 통한 전시, 지역 초등학교 아이들과의 공동 전시 등을 계속해서 준비하고 있다. 샘표 관계자는 “공장 안에 있는 갤러리 형태를 처음에는 직원들이 어색해했으나 명함 프로젝트 등 공장 직원들을 위한 각종 전시로 인해 지금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야외공연장인 신세계스퀘어에서 개관 기념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리고 있다. 신세계 제공
지난 8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야외공연장인 신세계스퀘어에서 개관 기념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리고 있다. 신세계 제공
기존 유명 공연·전시 공간에 물질적 지원을 하면서 공간에 기업 이름을 붙이는 경우도 많다. 신세계는 지난 8월 예술의전당에 야외무대인 신세계스퀘어를 건립했다. 신세계는 지난 3월 예술의전당 야외 문화공연장 건립 비용을 지원하고 문화공간의 이름을 신세계스퀘어로 붙이기로 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신세계스퀘어는 1363㎡ 규모에 551㎡의 무대와 900석 규모의 잔디 객석으로 구성돼 있으며, 공연장은 돔 모양의 공연 구조물이 올라서는 모양으로 디자인해 행사 출연자들이 궂은 날씨에도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는 신세계스퀘어가 예술의전당 내 오페라하우스·한가람미술관·디자인미술관과 만나는 중간 지점에 위치해 대중 접근성이 좋고, 클래식 공연뿐만 아니라 대중 친화적 문화 공연을 좀더 다양하게 선보이는 공간이라고 밝혔다.

아이비케이(IBK) 기업은행도 예술의전당 음악당 안에 중규모 공연장 신축을 후원하면서 음악당 이름에 기업은행의 영문약자를 20년간 붙이기로 했다. 아이비케이 체임버홀은 2~25명 정도의 연주자가 실내악을 연주하기에 알맞은 중규모 공연장으로 지상 2층 총 632석 규모다. 금융권이 공연장 개보수 비용을 후원한 뒤 자사 이름을 공연장에 다는 경우는 아이비케이기업은행 이전에도 있었다. 2009년 우리은행이 올림픽역도경기장을 ‘우리금융아트홀’이라는 뮤지컬전용공연장으로 리모델링하는 데 후원했고, 2008년엔 국민은행이 국립극장 야외극장인 ‘하늘극장’을 돔형 공연장인 ‘케이비(KB) 청소년 하늘극장’으로 리모델링하는 데 후원했다.

지난 2006년 1월 경기도 이천 샘표스페이스에서 진행했던 ‘이름없는 이름, 나는 나를 상상할 수 있습니까?’라는 기획전을 공장 근로자들이 둘러보고 있다. 샘표 제공
지난 2006년 1월 경기도 이천 샘표스페이스에서 진행했던 ‘이름없는 이름, 나는 나를 상상할 수 있습니까?’라는 기획전을 공장 근로자들이 둘러보고 있다. 샘표 제공
씨제이(CJ)그룹은 지난해 6월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을 중대형 공연장으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에 대해 후원에 나섰다. 약 150억원의 사업비를 후원하고 공연장 이름은 씨제이토월극장으로 부르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 착공돼 내년에 완공될 씨제이토월극장은 기존 675석에서 1030석 규모로 확장하고 최신 음향 무대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씨제이그룹은 일부 좌석은 문화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기부하는 ‘좌석기부’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에선 기업들이 공연장 건립이나 개보수 비용을 후원하고 예술의전당 같은 공공시설에 기업 이름을 넣는 것이 과연 적절하냐는 반론도 있다. 기업의 문화예술 후원은 환영받을 일이지만 공공시설에 기업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게 논거다. 한 기업 관계자는 “논란 때문에 공연장 개보수 비용을 지원하고도 대대적인 홍보를 하지 않기도 한다”며 “하지만 외국의 경우 개인의 이름이 들어간 공연장도 있고 기업의 문화 공헌이라는 관점에서 봐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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