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난새, 김광민, 부활, 구라모토 유키…. 올해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따뜻한 선율로 ‘문화의 향기’를 전해준 음악가들이다. 포스코센터 1층 아트리움은 매월 셋째 주 토요일이면 서울시민의 문화공간이 된다. 좌석 1200석은 언제나 만원이다. 공연 관람은 무료다. 매월 포스코 누리집에서 신청을 받아 추첨을 통해 좌석을 배분한다. 공연은 클래식부터 국악, 대중가요, 팝, 재즈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올해만 해도 이은결의 매직쇼, 뮤지컬 갈라 콘서트, 부활의 록 콘서트, 국립오페라단의 ‘해설이 있는 오페라 콘서트’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서울 강남 빌딩 숲에서 이렇게 공연이 펼쳐진 횟수도 1999년부터 어느덧 100여회에 이르렀다.
포스코센터에서 맛볼 수 있는 문화활동은 음악만이 아니다. 1995년 문을 연 포스코미술관에서는 해마다 10여개의 작품 전시회가 열린다. 백남준, 박서보, 프랭크 스텔라 등의 수많은 그림, 조각, 공예 작품들이 이곳을 거쳐가, 총 184회의 전시회가 열렸다. 지난 7~9월 열린 설치예술가 강익중의 개인전은 8000여명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관람료는 물론 무료다. 지난해부터는 월 2회씩 ‘월요아카데미’도 진행하고 있다. 미술 전문가들이 90분씩 동서양 미술 이론을 강의하는데, 연간 4학기제로 운영되는 수업에는 포스코 임직원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직원들은 직접 작품을 만들어 전시하는 미술창의교육 프로그램 ‘위대한 아마추어’에도 참여할 수 있다.
지역에서의 메세나 활동도 활발하다. 포스코는 1980년 포항에 효자아트홀을, 1992년엔 광양에 백운아트홀을 설립했다. 제철소가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문화공간을 열어준 것이다. 이곳에선 지금도 연간 40건이 넘는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다. 매년 200만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대표적인 지역 문화축제로 발돋움한 포항국제불빛축제, 우리 고유 음악의 부흥을 위해 마련된 광양국악난장콘서트도 포스코가 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대표적인 문화행사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