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 추이
2010.8~2011.8 30만명 늘어
비정규직 노동자가 급증해 600만명에 육박했다. 새로 늘어난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 노동자의 두 배를 기록하는 등 비정규직 증가세에 속도가 붙고 있는 모양새다. 고용 여건이 나아졌다는 최근 정부 발표와 달리 실제 늘어난 일자리의 대부분이 비정규직으로 채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근로형태별 및 비임금 근로 부가조사’를 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만9000명(5.4%) 늘어난 599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기준(550만명)으로 보면 1년6개월 만에 50만명이 증가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기간제 등 ‘한시적’ 노동자를 비롯해 파견·용역·일일근로 등 ‘비전형’ 노동자와 ‘시간제’ 노동자를 포함한다.
반면 정규직 노동자는 1151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만3000명(1.3%) 느는 데 그쳤다. 1년 새 비정규직 증가 규모가 정규직의 두 배에 이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 임금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3.3%에서 34.2%로 다시 늘어났다. 비정규직 비중은 2007년 35.9%에서 지난해 3월 33.1%까지 낮아졌으나 8월 조사 때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50대 이상 연령층의 취업자가 늘고, 경기 호전에 따라 일자리가 증가하면서 비정규직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은 지난 1년 새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에서 가장 많은 19만2000명이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50대에서 가장 많은 9만1000명이 증가했다. 최근 고용 상황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50대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고용이 늘고 있어 전반적인 고용의 질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134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만원(7.2%) 늘었고, 정규직은 같은 기간 229만4000원에서 238만8000원으로 9만4000원 늘었다. 이에 따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 격차는 104만원으로, 1년 새 4000원이 더 벌어졌다. 다만,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이 정규직 임금의 56.4%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54.8%보다 소폭 상승했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은 2007년 63.5%까지 좁혀졌으나 이후 계속 낮아져 지난해에는 54.8%까지 떨어졌다가 약간 개선됐다.
근로복지 수혜율도 큰 차이를 보였다. 정규직의 78.4%와 80.4%가 퇴직금과 상여금을 받고 있었지만, 비정규직은 이 비율이 38.4%와 35.5%로 정규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시간외 수당과 유급휴가도 각각 22.0%와 30.5%로 정규직(55.0%, 69.2%)과 큰 차이를 보였다. 자영업자도 568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만3000명 늘었다. 자영업자는 2006년 5월부터 꾸준히 감소해 왔으나 5년 만에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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